운명의 날 밝았다…‘초박빙 대선’ 호남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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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3월 9일 0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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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광주 북구 용봉동 제4투표소인 전남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2022.3.9/뉴스1 © News1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인 9일 오전 광주 북구 용봉동 제4투표소인 전남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고 있다. 2022.3.9/뉴스1 © News1
대한민국 20대 대통령을 뽑는 선택의 날이 밝았다. 유권자의 한 표 한 표가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의 명운을 결정한다.

이번 대선은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간 초박빙 승부 양상이다.

한치 앞도 내다 보기 힘든 안갯속이다 보니 대선 투표일인 9일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이자 민심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 호남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역대 대선에서 호남은 진보적인 투표 성향과 함께 강한 표결집력을 보였다. 호남의 여론은 최대 승부처이자 호남향우회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에 영향을 미치고 이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게 일종의 패턴이었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90% 안팎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야 승기를 잡을 수 있고 국민의힘은 척박한 땅 호남에서 ‘두 자릿수’ 안팎의 지지율을 얻으면 승리 가능성이 컸다.

지난달 15일 공식 선거 운동 시작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20%를 넘는다는 조사도 나왔다.

기존 패턴으로 보면 윤 후보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으나 변곡점이 발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변심이다.

사전 투표일 하루 전인 지난 3일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전격적인 단일화를 선언했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는 사실상 야권의 ‘필승 카드’였다. 윤 후보가 전체적인 지지율에서 앞선 가운데 안 후보의 표가 더해지면 ‘시너지’ 효과는 명확해 보였다. 중도 유권자들의 표심이 윤 후보 지지로 쏠릴 가능성도 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2022.3.3/뉴스1 © News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단일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2022.3.3/뉴스1 © News1

그러나 호남에서는 반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안 후보가 지난달 27일 광주를 찾아 “과거 바른정당과의 합당이 평생의 한이다”라며 사과하고 “윤 후보에게 투표하면 1년 후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을 것”이라고 한 발언이 컸다.

다당제 등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더이상 ‘철수’는 없다며 완주를 공언했던 안 후보가 ‘철수’한 데다 TV토론회 때 단일화 협상 중이었음이 알려지면서 ‘속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술렁이는 민심은 사전투표로 이어졌다. 지난 4일과 5일 진행된 사전투표 결과 호남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전남은 유권자의 절반을 넘어선 51.45%의 투표율을 보이며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전북 48.63%, 광주 48.27%로 2·3위를 기록했다.

전국 투표율은 유권자 4419만7692명 중 1632만3602명이 참여해 36.93%였다.

호남의 높은 투표율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 “우리가 유리하다”고 해석했다.

민주당은 야권 단일화로 선거 패배 위기감이 커지면서 지지층이 결집한 것으로 분석했다.

송갑석 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은 “윤-안 단일화 이후 호남의 위기의식이 발동하면서 안철수 지지세가 민주당 쪽으로 향하고 있다”며 “사전투표를 통해 호남 민심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단일화 역풍으로 보고 목표 투표율과 득표율을 높였다. 애초 80% 투표율에 85% 득표율을 목표로 했으나 85% 투표율에 90% 득표율로 상향 조정했다.

송 위원장은 “지역에 만만치 않게 존재하던 안철수 지지세가 민주당 쪽으로 옮겨오면서 호남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90% 가깝게 나오고 국민의힘 지지율을 한 자릿수로 묶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호남 민심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확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저녁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시민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3.8/뉴스1 © News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저녁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시민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3.8/뉴스1 © News1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자 결집세를 인정하면서도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힘 지지자도 결집한 결과로 풀이했다.

송기석 국민의힘 광주 총괄선대위원장은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높은 호남지역 특성상 야권 단일화로 인한 역풍이 상당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사전투표율이 이 정도까지 높은 것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표심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대선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많은 투표율을 보인 것은 민주당 지지자뿐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자도 결집한 결과로 풀이된다”며 “젊은층에서도 투표율이 높은 것으로 봐서는 국민의힘에도 결코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호남에서 2030세대의 지지세를 토대로 호남 지지율 목표를 30%로 잡았다. 호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면 ‘압도적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대선 본투표가 시작됐다. 호남은 어떤 선택을 할지, 호남의 민심이 서울과 수도권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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