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2026절기 독감 유행이 마무리되고 있지만 이번 유행이 남긴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예년보다 두 달이나 빠르게 시작된 유행, 10년 내 최대 규모 가능성, 예측해 만든 백신과 실제 유행 바이러스가 어긋나는 상황 등 독감은 한 시즌 내내 우리 사회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대응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이번 독감 유행에서 특히 고령층이 큰 피해를 입었다. 65세 이상 노인의 독감 관련 입원율은 전년보다 증가했다. 전체 독감 입원의 약 70%, 사망의 80% 이상이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구조도 반복되고 있다.
한국의 고령층 독감 백신 접종률은 80%를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피해는 줄지 않았다. 오히려 접종률이 더 낮은 미국이나 유럽보다도 예방이 안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많이 맞았는데 왜 충분히 막지 못했을까”라는 질문을 생각해 봐야 한다. 답은 단순하다. 이제 문제는 ‘얼마나 많이 접종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호했는가’에 있다.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들수록 면역 반응이 약해지기 때문에 고령층은 같은 백신을 맞더라도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제도는 모든 65세 이상에게 동일한 백신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해외는 이미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영국, 독일, 호주 등은 고령층에 보다 효과적인 백신을 공공 접종에 도입했고, 일본과 대만도 고령층 중심으로 정책 전환을 추진 중이다. 공통된 접근은 분명하다. 가장 취약한 집단부터 단계적으로 보호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한국도 이제 방향을 바꿔야 한다. 전면 확대가 어렵다면 75세 이상 고령층이나 요양시설 입소자, 만성질환자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할 수 있다. 독감으로 인한 입원과 합병증, 기저질환 악화, 장기요양 전환까지 고려하면 이러한 방향은 장기적으로 의료 부담을 줄이는 접근이기도 하다. 독감은 매년 반복되고 고령화의 속도도 빠르다. 이제는 단순한 접종률을 넘어 실제로 얼마나 잘 보호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대응 전략을 재정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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