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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단독]“대장동 이익, 공공-민간 50대50처럼 보이려 분양수익 일부러 낮춰”

입력 2021-11-24 03:00업데이트 2021-11-24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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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김만배-남욱-정영학 공소장에 적시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화천대유가 50 대 50으로 이익을 분배한 것처럼 보여야 한다.”

2015년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은 대장동 예상 택지 분양 가격이 3.3m²당 최소 1500만 원이라는 것을 알고도, 1400만 원으로 일부러 낮춘 사실이 23일 밝혀졌다. 이렇게 되면 공사는 예상 분양 수익 3595억 원의 50.7%인 1822억 원을, 화천대유 등 민간사업자는 49.3%인 1773억 원을 가져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 분양 수익은 화천대유 측이 제시한 수준을 훨씬 웃돌았고, 초과이익은 모두 화천대유 몫으로 돌아갔다.

○ “민간이 공공보다 많이 가져가는 것처럼 보이면 안 돼”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22일 김 씨와 천화동인 4, 5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를 최소 1827억 원의 배임 혐의 공범으로 기소하면서 A4용지 26쪽 분량의 공소장에 이 같은 내용을 적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 회계사는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공모에 참여하기 위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면서 향후 사업 이익 산출의 근거가 되는 예상 택지 분양 가격을 ‘3.3m²당 1400만 원’으로 계산했다. 정 회계사 등이 공사의 이익을 줄이고 화천대유 몫을 늘리기 위해 예상 사업 이익을 일부러 낮게 산정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정 회계사 등이 2017년 남판교 지역인 대장동에서는 분양 가격이 ‘최소 3.3m²당 1500만 원’ 수준일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 씨와 남 변호사, 정 회계사가 2015년 1월 공모 준비 단계부터 “민간이 공공보다 이익을 많이 가져가는 것처럼 보이면 안 된다” “공공이 더 많이 가져가는 모양새로 만들어야 한다”고 논의한 사실도 파악했다.

공사는 2015년 5월 정 회계사가 제시한 분양가를 기준으로 이익 배분 구조를 결정했다. 공사는 정 회계사 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공사가 어떤 경우에도 추가 배당금을 요구할 수 없다”는 조항을 최종 사업협약에 포함시켰다. 공사 개발사업1팀의 직원들은 “추가 이익금이 발생할 경우 이익금을 출자 지분에 따라 다시 배당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공사의 투자사업파트장이던 정민용 변호사의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김만배가 유동규, 남욱은 정민용에게 대가 제공”
검찰은 남 변호사가 2012년 김 씨를 통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를 소개받으면서 민관 핵심 관계자들의 유착이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김 씨, 정 회계사, 남 변호사 등 민간사업자 3명과 유 전 직무대리, 정 변호사 등 공사 직원 2명이 대장동 개발사업 공고 6개월 전인 2014년 가을부터 각자 역할을 나눠 화천대유에 이익을 몰아주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업 특혜의 대가로 김 씨가 유 전 직무대리에게, 남 변호사가 정 변호사에게 이익금을 건넸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김 씨가 2020년 10월 유 전 직무대리에게 개발 이익 700억 원을 나눠주기로 약속한 뒤 올 1월 31일 5억 원을 준 사실을 파악해 공소장에 적었다. 남 변호사는 2020년 9월부터 12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천화동인 4호의 자금 35억 원을 정 변호사의 개인 계좌로 건넸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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