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소주 좋아하는 코스타리카 대통령…“중미의 한국되고 싶어”

뉴시스 입력 2021-11-23 15:38수정 2021-11-23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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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국빈 방문 중인 카를로스 알바라도 케사다 코스타리카 대통령의 남다른 ‘한국 사랑’이 눈길을 끈다.

지난 2018년 5월 취임한 알바라도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롤 모델’로 삼고 있으며, 한국의 영화와 음악 등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김치와 소주 등 한국 음식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한국에 도착한 알바라도 대통령은 22일 반기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의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만남을 갖고,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첫 양자회담을 가졌다.

알바라도 대통령의 한국 사랑은 이날 정상회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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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모두발언에서 “제가 취임한 이후 아시아에 처음으로 방문하는 국가라는 점을 강조드리고 싶다”며 “그리고 그것이 한국이어서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의 ‘한국 사랑’은 국내외 언론을 통해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코스타리카 국민에게 생방송 된 국정연설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과학기술 분야 혁신 등을 높이 평가하며 “코스타리카가 ‘미주의 한국’으로 불리길 희망한다”고 했다.

또 “우리는 중미의 스위스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제부터 우리는 미주의 독일이나 한국으로 알려지기를 열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알바라도 대통령과 정상 통화에서 “한국을 코로나 방역 모범국가로 평가하고 ‘코스타리카가 미주의 한국이 되길 바란다’고 말씀하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당시 알바라도 대통령은 통화에서 “(2005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코스타리카를 다녀간 대한민국 마지막 대통령이었다”며 “문 대통령께서 코스타리카를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이 코스타리카를 방문한다면 소주와 김치를 함께하며 품질 좋은 커피도 선물로 준비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100만 달러 상당의 KF-94 마스크를 현물로 지원한 데 대해 “세계 최고의 방역물품을 보내주셨다”고 극찬하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의 한국 사랑은 지난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과 약식 회담을 가진 알바라도 대통령은 “한국을 존경하고, 김치를 좋아한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김치를 좋아하면 한국을 다 아는 것”이라며 화답했었다.

외교가에 따르면 1980년생으로 코스타리카 최연소 대통령에 이름을 올린 알바라도 대통령의 한국 사랑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알바라도 대통령은 개발학 석사과정을 위해 영국 서섹스 대학에서 유학을 했는데, 당시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에 관심을 갖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장하준 교수의 저서를 탐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한국 대사관이 주최한 영화 ‘기생충’ 상영회에 부인과 함께 참석한 뒤, 국무위원들에게 ‘기생충’ 관람을 권할 정도로 한국 대중문화에도 관심이 많다.

지난 2019년에는 붉은악마 유니폼을 착용한 8살 아들과 함께 찍은 가족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하기도 했다.

알바라도 대통령의 외교 핵심 참모 역시 지한파 인사로 꾸려졌다.

그는 한국 주재 외교관 출신이자 지난 2015~2019년 주한대사를 역임한 로돌포 솔라노를 외교장관에 임명했으며, 한·코스타리카 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조언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인 알바라도 대통령은 소주가 ‘낙’(樂)이라고 한다. 업무에 지칠 때면 저녁에 관저에서 소주를 차갑게 해서 마시고 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번 방한에도 전용기를 타지 않고 미국 델타 항공기를 타고 왔다고 한다. 긴 일정을 이코노미 좌석을 타고 온 알바라도 대통령은 수행원들과 입국할 때도 백팩을 메고, 여권도 직접 꺼냈다고 전해진다.

소탈한 성격에,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알바라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그동안 대(對) 중남미 외교에 공을 들인 정부 입장에서도 호재다.

중미 지역은 북미와 남미,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지리적, 경제적 요충지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미 수출을 위한 생산 기지 이전 후보지로 주목받고 있다.

문 대통령도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 6월 한·스페인 정상회담과 한·중미통합체제(SICA·시카) 정상회의 등에서 중남미 협력 의지를 강조해오고 있다.

이번 알바라도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중남미 지역 ‘전략적 거점국’과의 협력 기반을 다질 절호의 기회로 평가된다.

특히 코스타리카는 15개 양자·다자 자유무역협정(FTA)을 발효하고 있으며, 지난 5월에는 중남미에서 네 번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해 정부·기업 간 협력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2050 탄소중립 등과의 접점도 주목된다.

코스타리카는 한국판 뉴딜과 지향점이 유사한 3D(Digitalization, Decarbonization· Decentralization, 디지털화·탈탄소화·지방분권화) 경제 구축을 추진하며, 포스트 코로나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 2019년 2월 총 예산 65억 달러 가량이 투입되는 ‘탈탄소화 기본계획’(2018~2050년)을 발표하고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기도 했다.

정부는 2050 탄소중립 정책과 코스타리카 탈탄소화 국가계획이 접점을 활용해 친환경 인프라를 비롯해 전기차, 수소차, 폐기물 처리 등에서 협력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알바라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내년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협력 성과를 평가한 뒤, 새로운 60년을 위해 양국 관계를 ‘행동지향적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 가기로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친환경, 디지털, 과학기술, 인프라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한다”며 “상생 협력의 새로운 60년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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