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尹, 조국 수사 전가족 도륙” 윤석열 “洪 지방선거 져 보수궤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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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후보 8명 첫 TV토론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안상수, 윤석열 후보.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안상수, 윤석열 후보. 사진공동취재단
“윤 후보는 검사 시절 보수 진영 궤멸에 앞장섰다. 죽은 권력을 잔인하게 수사했다.”(홍준표 의원)

“보수 궤멸은 수사 때문에 된 게 아니고 홍 후보가 2018년 당 대표 할 때 지방선거가…(졌기 때문이다).”(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에서 양 강 구도를 형성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이 16일 처음 열린 당 경선 토론회에서 정면충돌했다. 100분 동안 이어진 토론에서 두 사람은 적폐 수사, 조국 수사, ‘고발 사주’ 의혹 등을 둘러싸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윤 전 총장에게 이날은 TV토론 데뷔전이었다.

○ 尹 ‘보수 궤멸 책임론’에 “검사 소임 다한 것”
홍 의원은 두 번의 주도권 토론에서 모두 윤 전 총장을 맹폭했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에게 반격하면서도 자신의 주도권 토론에서는 홍 의원을 피해 다른 후보들에게 정책 위주로 질의를 했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적폐 수사를 거론하며 “1000여 명을 수사하고 200여 명을 구속했다. 박 전 대통령 수사를 하면서 구속시킨 공로로 서울중앙지검장까지 했다”며 “국민의힘 입당할 때 당원이나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 일을 처리했다. 당시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한 것이고 사과한다는 건 맞지 않다”고 응수했다.

홍 의원이 “얼마나 포악하게 수사했으면 5명이 자살하나”라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이 “5명은 누구를 말하는 건가. 저는 그렇게 많은 분들이 사건과 관련해 극단적 선택을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대선을 앞두고 이렇게 흠이 많은 후보는 처음 봤다”며 윤 전 총장 장모 논란, 부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거론했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때부터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인사 검증을 받아 이 자리까지 왔다. 의혹 중에 지금까지 나온 게 없다”고 방어했다.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캠프가 고발장을 내면서 홍 의원 캠프로 추정되는 ‘성명불상자’를 포함한 데 대해서도 두 사람은 격돌했다. 홍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할 때 ‘성명불상자’와 관련해 특정 캠프 소속이라고 했다. 특정 캠프가 어디냐”고 몰아붙였다. 윤 전 총장은 “금시초문”이라면서도 “그게(관련 얘기가) 퍼져 있기 때문에 성명불상자를 고발장에 기재한 것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에 “나는 맞으면 맞을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강해지는 ‘국민의 강철’”이라고 했고 홍 의원은 “나는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라고 했다.

○ 洪 “조국 수사, 전가족 도륙”
다른 후보들은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집중 공격했다. 윤 전 총장에겐 “본인 사건에선 증거가 없다며 버럭 하고, 남의 사건은 증거도 없이 고발장을 냈다.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의원은 홍 의원에겐 “조국 교수랑 페이스북에서 요즘 ‘썸’ 타고 있다. 민주당 대변인인가”라며 “조국 수사가 잘못됐나”라고 물었다. 홍 의원은 “나는 잘못된 걸 보면 피아를 가리지 않는다”며 “수사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고 과잉 수사를 했다는 것이다. 모든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안 된다)”고 대답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홍 의원을 향해 “정경심 교수가 2심에서 유죄에다가 실형 판결까지 나왔는데 아직도 도륙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홍 의원은 “조국이라는 사람이 ‘내 가족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들어갈 테니 내 가족은 건드리지 마라’ 그렇게 윤석열한테 이야기하고 자기가 들어갔으면 가족 전체가 들어갈 필요가 없었던 사건 아니냐”며 “말하자면 부인, 딸, 동생, 사촌, 조국 본인까지 가족 전체가 들어갔다”라고 답했다. 이에 하 의원은 “조선시대 경국대전에 나온 법의식이다. 개인이 잘못을 했으면 책임을 져야죠”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 수사 발언과 관련해 홍 의원은 토론회가 끝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조국 수사는 문 정권 안정을 위해서 한 것이라고 윤석열 후보가 지인에게 고백했다”며 “여권 내 권력투쟁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 가족 수사가 가혹하지 않았다고 국민들이 지금도 생각한다면 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지요”라고 썼다.

유승민 전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윤 전 총장에게 “검찰 최측근 간부가 직접 문건을 만들어 김웅 의원에게 전달한 것이 사실이라면 후보를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고 직격했다. 윤 전 총장은 “제가 관여하지 않았고 그 경위를 봐야 한다”며 “그분들이 왜 그걸(고발장을) 만들겠나. 그럴 개연성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다.

원 전 지사는 홍 의원의 지지율 상승이 여권 지지층의 역선택 때문이라며 “요새 넥타이도 (더불어민주당 색인) 파란색만 매고 민주당보다 내부 공격에 열을 올린다”고 했다. 홍 의원은 “원래 파란색은 한나라당 색깔”이라고 맞섰다.

이날 토론회가 끝난 뒤 토론회장 밖에서 일부 윤 전 총장 지지자가 홍 의원에게 달려들어 홍준표 캠프 관계자가 경상을 입었다. 국민의힘은 2차 컷오프(다음 달 8일) 전까지 앞으로 5번의 TV토론을 진행한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국민의힘#tv토론#1차 방송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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