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연 尹 “야당에 고발 사주? 어이 없다…‘회사 사주’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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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9월 3일 12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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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 정권에 불리한 것은 수사를 아예 다 안 했다”
“야당이 고발하면 더 안 하지…있으면 증거를 대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가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교회 대표연합기관 및 평신도단체와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가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교회 대표연합기관 및 평신도단체와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3일 총장 시절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에 대해 “어이없는 일”이라며 “있으면 (증거를) 대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어제 처음 아는 기자가 저한테 기사 링크를 보내 주길래 회사 사주 얘기하는 줄 알았다”며 “고발을 사주했으면 고발이 왜 안 됐겠나”고 되물었다.

이어 “이미 작년 1월 정권 비리를 수사하던 검사들뿐 아니라 그 입장을 옹호한 검사들까지 다 보복인사로 내쫓아서 민심이 흉흉했던 것 기억하시죠”라며 “뭔가를 고발해도 (당시 검찰은) 이 정권에 불리한 것은 수사를 아예 다 안 했다”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은 “피해자가 고소해도 수사를 할까 말까인데, 고발한다고 수사가 되나. 야당이 고발하면 더 안 하지”라며 “사주한다는 게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당시 고발장을 야당에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 대해선 “손 검사가 그런 걸 했다는 자료라도 있나”라며 “그걸 내놓고 얘기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총장은 “제가 총장, 서울지검장 할 때 누구에게 누구 고발하라 한 적도 없지만, 상황 자체도 그럴 이유가 없었다”며 “고발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역시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다”며 “희대의 정치공작이다. 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손 검사는 거의 윤 전 총장의 대리인으로 알려졌고, 누가 봐도 100% 윤 전 총장의 지시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며 “검찰이 수사대상을 임의로 선정하고, 수사의 명분을 갖기 위해 고발하라고 종용해서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한다는 것은 검찰권 남용이다. 우리 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바로 소집해 철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터넷매체 뉴스버스는 지난해 4월 3일 윤 전 총장의 측근이던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미래통합당 서울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자였던 김웅 현 의원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 황희석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 등 총 11명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했고, 김 의원은 이를 당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고발인란은 비워뒀고, 명예훼손의 피해자는 윤 전 총장과 부인 김건희 씨, 한동훈 검사장 등 3명으로 기재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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