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하 기관 해외 인턴 참가 청년들…구타·성희롱에 무급 노동까지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12일 2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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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10.7/뉴스1 © News1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10.7/뉴스1 © News1
외교부 산하 재외동포재단의 인턴십 사업으로 해외에서 근무해 온 청년들이 폭언, 폭행, 성희롱은 물론 무급으로 노동하는 일까지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재외동포재단은 ‘한상기업 청년채용 인턴십 사업’으로 국내외 한상기업에 합격한 청년들에게 총 6개월간 매월 100만원씩 총 600만원을 지원하고 이 금액과 별도로 현지 기업에서 월급을 받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우수 청년들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청년 558명(2017년 166명·2018년 134명·2019년 258명)이 이 프로그램에 합격해 해외에서 인턴십을 경험했다. 지난해 합격 경쟁률은 4.5:1에 달할 정도로 청년들에게 주목을 받던 사업이다.

그러나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해외 인턴십에 참여했던 청년들이 폭언과 폭력에 노출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인도 소재 한상기업에서 근무하던 A씨는 상사의 폭언으로 중도포기를 신청했다. 2018년 슬로바키아에서 근무하던 인턴 2명은 사업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입고 중도에 귀국했으며, 같은해 러시아·인도에서 근무하던 인턴은 상사의 폭언과 폭행으로 중도포기를 신청했다.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연도별 무급인턴은 2017년 37명, 2018명 23명, 2019년 36명으로 집계됐다. 그밖에 500달러 이하 저임금을 받아 근무한 청년들도 전체 558명 중 154명이었다. 2017년 기준 최저임금이 6470원인 점을 감안하면, 그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 청년은 240명으로 전체 558명 중 43%에 달했다.

이들의 복지 문제도 심각했다. 2019년 중남미 국가서 근무했던 B씨는 당초 기업주와 약속했던 숙식을 지원받지 못했다. 기업주는 B씨에게 채용과정에서 숙소, 중식, 교통비 등 월 500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지원하기로 약속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청년들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폭행, 폭언, 성희롱, 성추행 문제에 노출된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면서 “청년들의 절망감은 매우 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급으로 근무했던 청년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최저임금조차 지불하지 않았던 대기업들의 행태에 유감”이라면서 “재단에서 지원금까지 주면서 무급으로 해외에서 청년들을 고생시키는 사업은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문제점에 대해 재외동포재단은 “재단에서 근무하는 6개월 동안 매월 100만원을 지급하고 무급이나 적은 임금을 받는 청년들에게는 현지 한상기업에서 숙소, 중식, 교통비를 지급하기도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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