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평화 단초” vs 한국 “北변호인 걱정”…한미회담 ‘동상이몽’

내일 새벽 정상회담…북미대화 재개 분수령
與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점 기대"
한국당, 제재완화·남북경협에 경계감

꽉 막힌 북미 비핵화 협상의 물꼬를 틀지 주목되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11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 평화체제의 전환점을 기대했다.

반대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제재 완화와 남북경협 제안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한미 균열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는 12일 새벽 한미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노딜’로 끝난 지난 하노이 북미회담 이후 북미 대화 재개 여부를 판가름할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교착 상태에 놓은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만들고 입장 차를 좁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그는 이어 “우리 정부가 제안한 바 있는 포괄적 합의의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회담을 통해 본격적인 한반도 평화체제의 단초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반면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북미 대화의) 중재자가 아니라 사실상 북한의 변호인이 되겠다는 것”이라며 “자칫 한미 간 이견과 갈등만 확대하게 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고 견제했다.

황 대표는 “우리 정부는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이라는 말을 하면서 포괄적 합의에 기반을 둔 단계적 보상방안을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나라를 지키는 길은 남북경협이 아니라 한미동맹의 강화와 강력하고 지속적인 대북제재 기반으로 완전하게 북핵을 폐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경제가 그렇지 않아도 무척 어려운데 미국이 자동차관세 폭탄까지 부과한다면 상상조차 어려운 큰 위기를 맞고 최대 10조원 이상 무역수지가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며 “정말 대통령이 우리 경제와 국민의 삶을 걱정한다면 되지도 않을 남북경협을 회담 테이블에 올릴 게 아니라 자동차관세를 비롯한 통상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주평화당은 “문 대통령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킨 인물로 역사에 남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면서도 정상회담에 영부인이 동석키로 한 데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퍼스트레이디의 배석으로 막상 양국 정상이 북한 비핵화 해법을 논의할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일각의 비판과 맥을 같이 한 것이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부부동반 정상회담에서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을까”라며 “두 정상이 함께 하는 시간도 짧은데다 부부동반이라면 심도 있는 논의와 적실성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양국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회담 초반 친교 목적으로 잠시 배석한 것일 뿐 곧바로 자리를 뜰 예정이기 때문에 두 정상 간 대화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