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지도부 ‘20대 교육탓’ 진화 나섰지만… 홍익표 “난 사과 동의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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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원내대표 유감 표명 직후
홍익표 “보수정권 반북 강화로 통일문제 부정적 의식 갖게된 것”
첫보도 언론에 취재 비협조 조치도

홍영표 “청년 관련 의원들 발언 사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20대 청년 발언 논란을 언급하며 “원내대표로서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왼쪽은 이해찬 대표.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홍영표 “청년 관련 의원들 발언 사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20대 청년 발언 논란을 언급하며 “원내대표로서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왼쪽은 이해찬 대표.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0대 청년 교육 편향’ 발언에 적극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설훈 최고위원에 이어 홍익표 당 수석대변인의 발언까지 더해지자 몸을 한껏 낮추며 사태 수습에 나선 것. 하지만 당사자인 홍 수석대변인이 “사과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20대 청년 관련 당 의원들의 발언이 논란이다. 원내대표로서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말했다. 그는 “20대의 절망감에 대해 기성세대이자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미안하다”고도 했다. 논란이 불거진 22일 이후 사흘 만에 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강한 유감 표명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의 사태 수습 노력은 홍 수석대변인의 반박에 물거품이 됐다. 홍 수석대변인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홍 원내대표의 ‘대리 사과’에 대해 “원내대표가 내 발언을 모르고 사과하신 것 같다. 나는 원내대표의 사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20대들이 통일 문제 등에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은 다 알지 않나. 그 당시 사회적 분위기의 영향을 받은 것이 있고 학교 교육만이 아니라 매스미디어 교육 등 20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국민과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별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서도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 기조에서 남북한 대결 의식과 반북 이데올로기 강화가 당시 교육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내 발언의 골자”라며 “당시 반공 교육을 받은 젊은 세대 때문에 당 지지율이 적게 나온다고 얘기하는 것은 명백한 가짜 뉴스”라고 주장했다. 그는 “발언을 왜곡해 갈등을 확대하고 조장하는 일부 언론과 야당에 매우 강력하게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이어 홍 수석대변인은 당 수석대변인 자격으로 당 공보국에 자신의 발언을 처음 보도한 언론사에 한 달간 보도자료를 발송하지 말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자 민주당 내에서도 ‘과잉 대응’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 관계자는 “지난해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한 언론사의 기사를 문제 삼아 당사 출입 금지 조치를 내린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말했다.

야권은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한국당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 원내대표의 사과는 망언 사태를 이쯤에서 종결해 보겠다는 정치 공학적 의미밖에 없다”며 “민주당은 두 의원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징계 조치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성진 psjin@donga.com·강성휘 기자
#더불어민주당#설훈 발언#홍영표 유감 표명#홍익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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