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반도체제’ 천명한 文대통령…운전자론에 역사의식 결합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25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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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100주년 앞두고 새 비전…"우리가 평화·번영 시대 주도"
과거 100년 역사 자성적 성찰…미래 100년 준비 희망 메시지
靑 "변방 머물며 운명 개척 못했던 100년…역사 중심 서겠단 뜻"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임박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면서 우리 주도적 역사를 강조한 것은 ‘한반도 운전자론’의 변화된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우리가 스스로 주도권을 쥐고 운명을 개척하겠다는 기존 ‘한반도 운전자론’에 역사성을 새로 입힌 것으로 풀이된다.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불행했던 과거사의 흐름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통화를 거론하며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한반도 문제의 주인으로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선순환하고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적 발전이라는 ‘두 바퀴 평화론’에 입각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견인하겠다는 뜻으로 ‘한반도 운전자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비핵화 협상은 북미 간의 일이지만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주인 의식을 갖고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경제가 개방 된다면, 주변국가들과 국제기구, 국제자본이 참여하게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도 우리는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며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멀리 ‘포스트 하노이’를 시선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제재 완화를 전제로 한 북한의 개방 흐름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인 의식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독려의 메시지로 풀이된다.

또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통화에서 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간접 요청하며 철도·도로 연결을 포함한 남북경제협력 사업 추진 의사를 밝힌 것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모두 ‘미래 한반도’의 모습에 방점이 찍혀있다.

이는 과거 100년에 대한 역사적 성찰이라는 토대 위에서 미래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문 대통령의 인식과도 일치한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오스트리아 정상회담(2월14일)을 시작으로 최근 주요 행사 때마다 관련 메시지를 발신해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와의 한·오스트리아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정의와 진실의 원칙하에 불행한 과거 역사를 직시하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발전의 토대가 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당시 문 대통령의 발언은 표면적으로는 나치에 동참했던 역사적 책임 인식을 언급한 쿠르츠 총리의 과거 발언에 존중의 의미를 담아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로 읽혔다. 동시에 힘이 없었던 당시 조선의 상황에 대한 역사적 성찰로도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이토록 최근 메시지마다 역사와 관련된 코드를 심는 것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앞두고 미래 100년을 향한 새 국가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

주권을 박탈당했던 일제 강점기와 이어진 6·25 전쟁과 민족분단이라는 역사적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과거사에 대한 객관적 평가 작업이 선행돼야 하고, 한반도 문제의 강한 주인 의식을 토대로 미래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를 골자로 한 ‘신 한반도 체제’ 비전은 오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식 기념사에 보다 구체적으로 담길 예정이다.

김 대변인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신 한반도 체제’를 준비한다는 것의 의미는 과거 100년의 역사에서 우리가 주변국으로 변방에 머물며 우리 운명을 개척하지 못했지만, 지금부터는 새로운 한반도 체제에서 역사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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