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모델’ 평화체제 도출하나…北 지도자 54년만의 방문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9일 1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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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승전국 베트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상응조치’ 2차 담판을 벌인다. 베트남식에 기초한 비핵화 로드맵과 상응조치가 나올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국빈방문 가능성도 점쳐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평양에서 사흘간의 실무협상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지 15시간여 만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미 2차 정상회담 개최지가 하노이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베트남 개최’를 공식화한 지 사흘 만이기도 하다.

평양 실무협상에서 북한의 개최 희망지로 알려졌던 하노이와 미국의 개최 희망지로 알려졌던 다낭을 놓고 북미 양측이 이견을 조율한 끝에 하노이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는 미국대사관과 북한대사관이 모두 위치하고 있다. 북미 2차 정상회담이 베트남의 수도에서 개최되는 만큼 김 위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응웬 푸 쫑 국가주석을 면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때도 본협상 이틀 전에 현지에 도착해 리셴룽 총리와 회담을 했다. 그리고 방문 둘째 날이자 북미 1차 정상회담 전날에는 심야에 외출해 야경을 둘러봤다. 이번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은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 이후 54년만이다. 김 주석(당시 당중앙위 위원장·수상)은 1958년 11~12월에 첫 국빈방문(월맹방문)해 호찌민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어 1964년 11월에 또다시 하노이에서 호찌민 주석과 만나 2차 정상회담을 했다.

김 위원장의 베트남 하노이 방문은 경제적 측면과 외교적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베트남은 미국과 전쟁을 치른 적성국이었다. 그리고 베트남이 이겼다. 그러다 1986년 베트남이 경제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머이’를 채택, 정치적으로는 공산주의를 유지하며 자본주의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1995년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 때 수교를 맺었다.

미국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베트남식 모델을 언급해왔다. 북한과 미국이 2차 정상회담을 계기로 비핵화-상응조치 차원의 새로운 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 모델을 설계하면서 ‘베트남식’ 협력에 기초한 ‘하노이선언’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비핵화 로드맵 초기 단계 조치로 연락사무소 개설과 종전 및 평화체제 구축에 관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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