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매스터 “김정은 신년사에 안심했다면 샴페인 너무 마신것”

한기재기자 , 박정훈특파원 입력 2018-01-04 03:00수정 2018-01-0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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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갈등 조짐]美, 北 대화공세에 일제히 회의론 한반도는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가능성, 남북 대화 재개 움직임 등으로 다소 들뜬 분위기지만 태평양 너머에서 이를 지켜보는 미국의 분위기는 싸늘하기만 하다.

대북 강경 기조를 유지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온건한 태도를 보여온 국무부조차도 이례적으로 냉랭한 태도를 보였다. 미 의회의 대북 강경파들은 한발 더 나아가 “북한이 평창에 가면 미국은 가지 말아야 한다”는 ‘평창 보이콧’ 카드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심지어 일부 의원들은 “이런 식으로 한국이 중국과 북한의 요구 쪽으로만 기울면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와중에 미국 주요 언론들은 “북한의 추가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징후가 포착됐다”는 기사를 쏟아냈다. 마치 한국 정부를 향해 ‘대북 압박과 제재를 더욱 강화해야 할 시점에, 무슨 남북 대화냐’는 강력한 시그널을 보내는 모양새다.


○ ‘비둘기파’ 국무부도 남북대화에 싸늘

렉스 틸러슨 장관은 지난해 10월 “우리는 평양과 대화 통로가 있다. 단절된 상태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시간 낭비’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그런 기조를 꺾지 않았다. 같은 해 12월 초엔 “그냥 만나서 날씨 얘기라도 하자”며 ‘조건 없는 북-미 대화’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랬던 국무부가 ‘날씨 대화’ 언급으로 백악관의 엄중한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더니, 지난해 말부터는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한반도 비핵화(북핵 포기)’를 다시 강조하는 등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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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 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이 남북 대화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의 없다(highly doubt)”고 잘라 말했다. 북한과 김정은의 ‘진정성’ 문제에 대해서도 두 번이나 “매우 회의적인 입장”이라며 “(국제사회도) 모두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하지 않는 어떤 대화도 의미 없는 만큼 북한의 남북 대화 제의는 일종의 기만술에 불과하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북한이 한미 관계를 이간질하려고 시도할 수 있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의 불만은 훨씬 더 노골적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모든 (대북) 옵션을 계속 테이블 위에 둘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저녁 트위터에 미국의 핵단추가 “더 크고 강력하다”고 대북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같은 날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신년사는 한국과 미국을 멀어지게 만들려는 목적이 있다”며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듣고 안심한 사람이 있다면 연휴 동안 샴페인을 너무 마셔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 의회 강경파는 물론 오바마 인사들도 절레절레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이 미국의 평창 겨울올림픽 참가 보이콧을 거론한 데 이어 김창준 전 미 연방 하원의원은 2일 워싱턴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미 의회에서 주한미군 철수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과 중국 간 이른바 ‘3불(不) 합의’(사드 추가 배치,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체계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등을 하지 않는다)에 대해 “‘방어용 무기인 사드를 더 안 놓겠다는 것은 우리(미국)보고 나가라는 말이냐. 그러면 (한국은) 중국하고 손잡아라’라고 한 하원의원이 이야기했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주한미군 철수를 검토했던)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에나 나왔던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외교안보 정책을 담당했던 인사들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남북 대화 제의에 회의적인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대니얼 러셀은 워싱턴포스트(WP)에 “김 위원장은 올림픽을 두고 걱정이 많은 문재인 정부를 (대북 압박) 국제공조의 약한 고리로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에번 메데이로스도 WP에 “잠시 동안 긴장은 완화되겠지만 결국엔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남북대화#김정은#북한#트럼프#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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