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중단 주장해온 中, 일단은 관망

윤완준특파원 입력 2018-01-04 03:00수정 2018-04-0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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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안나서고 관변기관 통해 “진정한 쌍중단 돼야 정세 안정”
美매체 “中, 北 핵실험만 안해도 경제-군사적 지원 강화 지시 하달”
중국은 남북의 발 빠른 대화 모드 전환을 환영하면서 자국 이익에 부합하는 만큼 남북 대화를 통해 그동안 강조해온 ‘쌍중단’이 실현되기를 바라는 속내를 3일 드러냈다. 쌍중단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자는 중국의 주장이다.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원 국제전략연구소 쑤샤오후이(蘇曉暉) 부소장은 관영 중국중앙(CC)TV 인터뷰에서 “쌍중단을 진정으로 실현해야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화에 나선 한국의 입장에 대해 “북한은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고 한미는 연합훈련을 잠시 늦추는 걸 시도하자는 요구”라며 “이는 관련국들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는 그간 중국의 쌍중단 요구에 대해 한미 연합훈련은 한미동맹 문제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평창 올림픽 기간까지 도발을 멈추면 군사훈련을 연기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기류가 달라졌다. 국제문제연구원은 중국 외교부의 입장을 설명하는 관변 기관인 만큼 중국 정부가 한국의 움직임을 쌍중단으로 가는 중간 단계로 해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관영 신화(新華)통신도 “한국 전문가들이 ‘평창 올림픽 기간에 사실상 쌍중단을 실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식으로 쌍중단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주펑(朱鋒) 난징(南京)대 교수는 이날 본보 인터뷰에서 “남북 대화가 깊이 있게 진행되면 중국 정부가 제기한 쌍중단(실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 대화가 북핵 문제의 추세를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중국은 제재와 군사 긴장 속에서 한국이 앞장서 북한과 대화하는 걸 보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역시 핵 보유 의사를 분명히 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한국 문재인 대통령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 쑤 부소장은 “북한은 핵 보유 국가의 지위로 대화를 진행하려는 것이고 한국은 아직 ‘북한 핵 포기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이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북 대화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는 중국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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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국의 보수 매체 워싱턴프리비컨은 2일(현지 시간) “중국 공산당 중앙판공청이 대외연락부에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면 경제·군사적 지원을 강화하라’고 하달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 내용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에 이 5쪽짜리 문건이 작성됐으며 대외연락부가 북한과 북핵 문제에 대해 대화할 때 제기해야 할 중국 최고지도부의 요구사항들이 담겼다고 덧붙였다. 이 문건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아도 핵실험만 중단하면 △중국군 중단거리탄도미사일 등 첨단 군사과학기술을 북한에 제공하고 △북한 정권의 안정을 위해 대북 경제무역을 대폭 확대하며 △2018년 대북 지원금을 전년 대비 15% 늘린다는 약속 등이 담겼다고 워싱턴프리비컨은 전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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