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지상군 투입 ‘허니 배저 작전’ 거론
일각 ‘최정예 82공수사단’ 파병 가능성 제기
대형 불도저 등도 운반…매몰 우라늄 제거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22일(현지 시간) 이란의 이스파한 핵시설이 미국의 공습으로 파손돼 있다. 2025.06.23. [이스파한=AP/뉴시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우라늄 위치가 확인되면 특수부대 투입 등 비상 계획이 이미 마련돼 있다.”
미국이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 시간)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이란과의 전쟁 발발 후 미군 사상자 발생 등의 후폭풍을 우려해 지상군 카드를 신중히 검토해 왔다.
하지만 이란의 저항이 예상외로 거세자 ‘이란 핵·미사일 불능화’란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지상군 투입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전쟁의 명확한 출구를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도 지상군 투입이 필요하다고 봤을 수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미군이 특수부대를 투입해 소규모 지상전을 펼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 美, 공중 수송 ‘허니 배저’ 작전 고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군은 특수부대를 동원해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사용 불가능하게 만드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먼저, 특수부대 주도하에 이란 내 우라늄 보유 지역을 물리적으로 통제한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 등을 투입해 현장에서 직접 우라늄 농도를 낮추고 안전하게 처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우라늄을 아예 이란 밖으로 완전히 반출한 뒤 다른 장소에서 처리하는 방안도 있다.
우라늄의 현장 처리와 외부 반출 모두 매우 난도 높은 군사 작전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에 현장에서 접근이 불가능하게 처리하는 방식을 고려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군사학)은 “미군 특수부대가 지하 보관시설을 영구 매몰시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접근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작전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군이 과거에도 이란 침투 작전을 준비했었다며 공중 수송 위주의 ‘허니 배저(Honey Badger·벌꿀오소리란 뜻)’ 작전을 거론했다. 100대 이상의 항공기를 동원해 2400여 명의 특수부대를 이란에 공수하는 것이 골자다. 대형 불도저를 포함한 굴착 장비도 운반된다. 블룸버그는“매몰된 우라늄을 제거해야할 경우 이런 장비와 병력은 꼭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1979년 11월~1981년 2월 이란의 이슬람 혁명 세력은 수도 테헤란의 주이란 미국대사관을 점거하고 52명의 미국인을 444일간 인질로 잡았다. 당시 미국은 인질 구출에 나섰지만 8명의 미군 사망자만 남긴 채 실패했다. 이를 대체하는 새 작전으로 허니 배저가 고안됐지만 실제 활용되지는 않았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보유한 60% 농축 우라늄 450kg을 심각한 위협으로 보고 이를 확보하는 것을 전쟁의 핵심 목표로 잡고 있다고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60% 농축 우라늄은 몇 주 안에 무기급인 90% 수준으로 전환될 수 있다. 핵폭탄 11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란은 8000kg을 상회하는 저농축 우라늄도 보유 중이며 역시 무기급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액시오스는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 거점인 페르시아만의 ‘카르그 섬’을 장악하는 방안도 논의한다고 보도했다. 이 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담당한다.
일각에선 적진에서 펼치는 특수전에 특화돼 있는 미 육군 제82공수사단 등의 중동 파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82공수사단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초기 수도 바그다드 국제공항 장악, 병참선 방어 등을 담당했다. 앞서 6일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최근 제82공수사단 지휘부의 중요 훈련이 갑작스럽게 취소되며 사단의 4000~5000명 규모 신속대응군(IRF) 여단이 중동에 투입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AP 뉴시스● 인적·물적 부담, 지리적 특성 등으로 대규모 지상군 투입은 어려워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직 이란 내 우라늄의 위치조차 특정하지 못해 우라늄 확보 작전을 실행할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란 내 고농축 우라늄은 높이 약 36인치(91cm)의 실린더 16개에 저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쿠버다이빙용 대형 탱크와 비슷한 크기이고 개별 실린더의 무게는 25kg에 불과해 누구든 운반할 수 있다. 이미 해당 우라늄이 이란 내 곳곳으로 분산 은닉됐을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소규모 지상전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미군과 이란 민간인의 희생은 줄일 수 있지만 이란 군사 시설에 대한 결정적 타격을 주긴 힘들다는 의미에서다. 이란 곳곳에 분산된 핵시설과 핵물질 저장 장소의 동시 확보가 사실상 쉽지 않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전면 침공’ 시나리오는 인적, 물적 부담이 너무 추진하는 건 불가능하단 평가가 많다. 이란의 지리적 특성도 대규모 지상군 파병에 한계로 여겨진다. 이란은 테헤란 등 많은 주요 도시가 고원 위에 자리 잡은채 사방이 험준한 산맥으로 둘러싸인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역사적으로 외부의 침입을 잘 방어해 왔다. 과거 아랍 세력, 투르크계 유목민, 몽골 칭기즈칸 등이 이란을 침공했을 때도 큰 피해를 받았고 일부는 오히려 현지에 동화됐다.
:‘허니 배저’ 작전: 미국이 1980년대에 고안한 대(對)이란 침투 작전. 특수부대 병력 2400여 명을 100대 이상의 항공기에 실어 주요 장비와 함께 공중 침투를 단행하는 것이 골자다. 특정 시설이나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대담하고 강인한 동물로 알려진 ‘벌꿀 오소리’의 이름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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