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테네시주 멤피스의 공군 주방위군 기지에서 열린 ‘공공 안전 태스크포스 원탁회의’(Make America Safe Again·MASA)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6.03.24 멤피스=AP/뉴시스
강력한 반(反)이민 정책을 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의사에 한해서는 슬며시 이 빗장을 풀어 논란이 일고 있다. 고질적인 미국 내 의사 부족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USCIS)은 별도 공지 없이 웹사이트에 39개국 입국 제한국 출신 의사들에 대한 비자 발급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 측은 NYT의 관련 질의에도 “각국 의료진에 관한 비자 및 취업 허가 신청서는 계속 처리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란, 예멘, 베네수엘라 등 19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올 1월에는 나이지리아, 시리아 등을 포함해 이 대상국을 39개국으로 늘렸다. 이로 인해 이 39개국 출신으로 미국에서 근무하던 외국인 의사들은 즉시 병원을 떠나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일부는 병원에서 행정 휴직 처분을 받거나 당국에 구금됐다.
미 의과대학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최소 6만5000명의 의사가 부족한 상태다. 특히 국토가 넓은 미국에서는 농촌 및 교외 지역의 의사 부족이 심각하다. 또 고령화 등으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해 향후 10년간 의사 부족 사태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 일하는 의사 중 25%는 외국인 의사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 60% 이상은 미국인 의사들이 피하는 가정의학과·내과·소아청소년과 등 1차 진료에 주로 종사한다. 미국 가정의학회·소아청소년과 학회 등 20개 이상 의사협회는 지난달 8일 국토안보부 측에 서한을 보내 “자격을 갖추고 검증된 의사들의 입국 절차를 신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레베카 앤드루스 미국내과의학회 이사회 의장은 NYT에 “정부가 헌신적인 외국인 의사들을 계속 미국인 곁에 둘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출신국에 상관없이 가장 유능한 의사들을 계속 영입해야 한다”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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