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中 패권 견제위해 美와 공조 강화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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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화정국가대전략 월례강좌


“겉은 멀쩡한데 (속으론) 중병이 들었을 때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사진)은 현재의 한미 동맹 상황을 ‘중병에 걸린 환자’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패권적 횡포를 견제하려면 지정학적 이해관계가 없는 미국과의 공조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6자회담 수석대표,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지낸 천 이사장은 27일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21세기평화연구소(이사장 남시욱)가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제5회 화정국가대전략 월례강좌에서 “북한의 김정은이 ‘경제적 질식 상태’로 협상 테이블에 나올 때까지 한미가 공조해 임계치까지 제재 수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이사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대해 “(대외) 연출과 메시지 관리 차원에서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의식해 ‘한미동맹에 이상 없다’는 메시지를 주려고 ‘불편한 발언’은 최대한 자제했다는 얘기다.

다만 우리 정부가 향후 한미동맹을 악화시킬 만한 ‘불안 상황’을 자처해 만들어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5원칙’ 등에서 밝혔듯이 “한반도에 전쟁이 없다”고 정부가 거듭 메시지를 내는 것을 우려했다. 이런 메시지가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는 미국에는 ‘김 빼기’로 비치고 북한에는 우리가 전쟁공포증을 가진 것처럼 오판하게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김정은은 우리를 건너뛰고 대놓고 미국만 상대하려고 나설 것이라고 천 이사장은 우려했다.

또 천 이사장은 우리 정부가 지난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조율 과정에서 ‘사드 추가 배치 불가’ 등이 포함된 ‘3NO’ 원칙을 중국과 협의한 것을 두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안보 이해관계가 대립되는 국가(중국)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동맹 현안을 협의 안건으로 삼았다는 자체가 미국의 신뢰를 버리는 행보”라고 쏘아붙였다.

천 이사장은 김정은이 향후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핵·미사일 능력을 증명한 뒤 핵 동결 대가로 우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 나설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해져 핵 동결로 타협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제재에 버티면서 대화 테이블에 복귀하는 게 우리로선 최악의 상황”이라며 “동결은 비핵화의 입구일 뿐 출구가 돼선 안 된다”고 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천영우#한미동맹#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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