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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개인정보 유출로 사상 최대 과징금인 6246억 원을 부과받은 쿠팡 사안과 관련해 한미 간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미국 측에 적극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교부 관계자는 12일 “정부는 쿠팡을 포함한 미국 디지털 기업에 대해 비차별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다”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이번 처분 결과에 대해서도 미 측에 차분하고 투명하게 설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타깃으로 삼아 부당한 처분을 내린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취지다. 외교부는 쿠팡 문제가 외교 쟁점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와 직접 만나 설명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 간 물밑 소통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 사안은 대면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특정 기업이나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국내법과 절차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쿠팡 측에도 충분한 의견 개진 기회가 부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절차적 정당성을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 정부와 의회에도 상세히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 같은 대응은 국내법 집행에 따른 글로벌 기업 규제가 자칫 한미 통상 마찰이나 규제 차별 논란으로 확산되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 의회 일각과 각종 이익단체 등이 전방위적으로 쿠팡을 두둔하고 있어 미 측의 문제 제기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르면 이달 내 미 하원에서 쿠팡 사안을 비롯해 스타벅스에 대한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 차별을 비판하는 보고서가 발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러시아 국경일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양국 동맹 강화와 러시아 대내외 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국빈 방문을 계기로 북-중 관계 격상을 수차례 강조한 뒤 시 주석의 방북 일정이 마무리되자 다시 러시아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다만, 지난해 축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절제된 표현을 사용하는 등 러시아에 비해 북-중 관계를 우선 고려한 움직임이 읽힌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축전 전문에서 김 위원장은 “오늘 조로(북-러) 관계는 새로운 역사의 장을 펼치며 진실하고 헌신적인 동지적 신뢰 관계, 동맹 관계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모스크바의 대내외 정책들을 철저히 지지하고 언제나 러시아 연방과 함께하려는 것은 나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변함없는 의지이며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형제적인 러시아 인민이 가는 앞길에 언제나 성공과 승리만이 있기를 축원하면서 당신의 책임적인 사업에서 보다 큰 성과가 있기를 충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경일은 과거 소련 시절 의회가 주권 선언문을 채택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김 위원장의 축전 전문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1면에도 실렸다. 북한이 북-러 관계의 공고함을 대외적으로 재확인한 셈이지만, 표현 수위는 지난해와 사뭇 달라졌다. 지난해에 담긴 “언제나 당신과 러시아 연방과 함께하는” “피로써 맺어진 두 나라 장병들의 전투적 우애” 등의 표현이 올해에는 빠지고 정책적 협력 관계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북-중 정상회담 결과문 잉크도 안 말랐기 때문에 중국을 향한 진정성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북-러 관계 온도를 조절한 것”이라며 “이미 북-러 관계는 군사동맹적 성격이 안착된 만큼 대중 관계를 경제·외교의 중심축으로 두려는 흐름이 읽힌다”고 분석했다. 이번 축전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부각한 북-중 밀착 여파와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당시 회담에서 북-중 관계를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 전략 사업”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나 “북-러 관계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지만 올해 9차 당 대회 후 북한이 경제 발전에 방점을 두면서 당장 시급한 경제 개선은 중국과 도모하려는 의도라는 것. 이를 두고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사이 등거리 외교를 넘어 안보와 경제 각 사안별로 외교 우선순위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러시아 국경일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양국 동맹 강화와 러시아 대내외 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국빈 방문을 계기로 북-중 관계 격상을 수차례 강조한 뒤 시 주석의 방북 일정이 마무리되자 다시 러시아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다만, 지난해 축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절제된 표현을 사용하는 등 러시아에 비해 북-중 관계를 우선 고려한 움직임이 읽힌다는 분석이 나온다.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축전 전문에서 김 위원장은 “오늘 조로(북-러) 관계는 새로운 역사의 장을 펼치며 진실하고 헌신적인 동지적 신뢰 관계, 동맹 관계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모스크바의 대내외 정책들을 철저히 지지하고 언제나 러시아 연방과 함께하려는 것은 나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변함없는 의지이며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형제적인 러시아 인민이 가는 앞길에 언제나 성공과 승리만이 있기를 축원하면서 당신의 책임적인 사업에서 보다 큰 성과가 있기를 충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러시아 국경일은 과거 소련 시절 러시아 의회가 주권 선언문을 채택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김 위원장의 축전 전문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 1면에도 실렸다. 북한이 북-러 관계의 공고함을 대외적으로 재확인한 셈이지만, 표현 수위는 지난해와 사뭇 달라졌다. 지난해에 담긴 “언제나 당신과 러시아 연방과 함께하는” “피로써 맺어진 두 나라 장병들의 전투적 우애”등의 표현이 올해에는 빠지고 정책적 협력 관계를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북-중 정상회담 결과문 잉크도 안 말랐기 때문에 중국을 향해 진정성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북-러 관계 온도를 조절한 것”이라며 “이미 북-러 관계는 군사동맹적 성격이 안착된 만큼 대중 관계를 경제·외교의 중심축으로 두려는 흐름이 읽힌다”고 분석했다. 이번 축전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부각한 북-중 밀착 여파와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당시 회담에서 북-중 관계를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 전략 사업”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나 “북-러 관계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했지만 올해 9차 당대회 후 북한이 경제 발전에 방점을 두면서 당장 시급한 경제 개선은 중국과 도모하려는 의도라는 것. 이를 두고 북한이 중-러 사이 등거리 외교를 넘어 안보와 경제 각 사안별로 외교 우선순위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외교부가 개인정보 유출로 사상 최대 과징금인 6246억 원을 부과받은 쿠팡 사안과 관련해 한미 간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미국 측에 적극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외교부 관계자는 12일 “정부는 쿠팡을 포함한 미국 디지털 기업에 대해 비차별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다”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이번 처분 결과에 대해서도 미 측에 차분하고 투명하게 설명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타깃으로 삼아 부당한 처분을 내린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취지다.외교부는 쿠팡 문제가 외교 쟁점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한 미국대사관 관계자와 직접 만나 설명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 간 물밑소통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 사안은 대면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정부는 이번 조치가 특정 기업이나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국내법과 절차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쿠팡 측에도 충분한 의견 개진 기회가 부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러한 절차적 정당성을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 정부와 의회에도 상세히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정부의 이 같은 대응은 국내법 집행에 따른 글로벌 기업 규제가 자칫 한미 통상 마찰이나 규제 차별 논란으로 확산되는 것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 의회 일각과 각종 이익단체 등이 전방위적으로 쿠팡을 두둔하고 있어 미측의 문제제기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르면 이달 내 미 하원에서 쿠팡 사안을 비롯해 스타벅스에 대한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 차별을 비판하는 보고서가 발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외교부가 12일부터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여권도 부모가 온라인으로 재발급 신청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한다고 밝혔다.외교부는 11일 정부24, 재외동포365민원포털을 통해 18세 미만 자녀들의 여권 재발급을 부모가 신청할 수 있게 된다고 안내했다. 다만 친권 및 후견인 지정 등으로 여권사무 대행기관 담당자의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대행기관을 직접 방문해 신청해야 한다.여권 재발급 온라인 신청 서비스는 2020년 7월부터 ‘정부24’ 및 ‘재외동포365민원포털’을 통해 18세 이상의 국민을 대상으로 제공됐지만 18세 미만 미성년자는 법정대리인 자격 확인 문제로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외교부는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및 재외동포청과 협력해 18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여권 재발급 온라인 신청 서비스를 개발했다.외교부는 “이번 서비스 시행으로 연간 약 7만 명에 달하는 미성년자가 있는 가정에서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미성년 자녀의 여권 재발급을 위해 생업을 중단하고 원거리 재외공관을 직접 방문해야 했던 재외국민의 번거로움이 획기적으로 해소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국가정보원은 태국 당국과 합동으로 현지 마약 생산기지를 급습해 마약 원료 약 50t을 전량 압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정부 기관이 해외 마약 공급기지를 직접 단속한 것은 처음이다. 국정원은 9일(현지 시간) 태국 마약통제청(ONCB)과 합동으로 태국에 있는 마약 원료 물질 보관 창고 10곳을 급습해 마약 제조에 사용하려던 아세톤 염산 황산 등 마약 원료 및 화학물질 49.98t을 전량 압수했다. 이날 압수된 원료 물질은 필로폰 21t 또는 신종 마약 야바 11억 정을 제조할 수 있는 양으로, 마약으로 제조·유통됐다면 7억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시가 8조4000억 원대 규모다. 국정원은 2024년 태국산 마약 유입량이 전체 밀수량의 39%(294kg)를 차지할 정도로 양국 간 마약 범죄가 심각해지자, ONCB와의 공조를 대폭 강화해 왔다. 이번 작전도 국정원이 ONCB의 긴급 요청으로 4월 7일 태국인 마약왕 ‘타파난’을 국내에서 검거해 태국으로 송환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타파난은 성형시술을 받기 위해 위장 신분으로 한국에 입국했다가 한국과 태국 정보 당국 간 정보 공유를 통해 체포됐다. ONCB에 따르면 타파난은 태국 내 마약의 절반 이상을 유통하는 거물급 마약상이다. 10년간 태국 당국으로부터 체포영장만 50차례 발부됐다. 국정원은 ONCB와의 공조 수사를 통해 타파난이 해외에서 마약 원료 물질을 구매해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완제품을 제조한 후 호주와 한국 등으로 유통해 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태국 내 대규모 마약 원료 물질 은닉 창고 소재지를 밝혀내 작전을 실행했다. 국정원이 공개한 드론 촬영 영상에는 보관창고 안에 원료 물질이 담긴 흰 포대와 파란 드럼통이 빼곡히 쌓여 있다. 국정원 수사관이 글로벌 화학기업 UNID가 제조한 것으로 표기된 수산화칼륨 포대를 촬영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수산화칼륨은 비누나 세제 제품을 만들 때 쓰이는 강한 화학물질이지만 불법 마약 제조에도 일부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작전 종료 이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수사는 대한민국 정부, 특히 국정원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며 국정원의 정보 분석 및 첩보 지원, 타파난 검거와 송환 과정 협조에 사의를 표했다. 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정원의 마약 보관창고 급습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X(옛 트위터)에 공유하며 공개 칭찬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정원의 새 모습”이라며 “잘 드는 칼은 쓰기에 따라 사람을 해칠 수도 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외교안보 분야 민간 싱크탱크 세종연구소가 속한 세종 재단법인 이사장에 박노벽 전 주러시아 대사가 선임됐다.10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재단은 5일 이사회를 열어 박 전 대사의 이사장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임기는 3년이며 11일에 취임한다. 박 전 대사는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이용준 전 이사장의 후임이다. 세종연구소는 앞서 이 전 이사장의 연임을 의결하고 이를 승인해달라고 외교부에 요청했으나 외교부는 지난달 22일 승인하지 않았다. 외교부는 당시 “관련 법령에 따라 면밀히 검토한 후 이용준 이사장의 연임을 불승인한다는 입장을 통보했다”며 “세종연구소 임원 승인은 외교부의 고유 권한으로서,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 임원 취임을 당연히 승인해야 하는 것이 아니며, 감독부처로서의 재량이 있다”고 밝혔다.박 신임 이사장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조현 외교부 장관과 동기인 외무고시 13회로 1980년 외무부에 입부한 뒤 외교통상부(외교부 전신) 북미2·3과장, 구주국장, 주우크라이나 대사 등을 거쳤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협상 전담 대사를 맡았으며, 2015~2017년에는 주러시아 대사를 역임했다. 박 대사는 지난해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던 위 실장이 이끈 외교안보기구 ‘동북아평화협력위원회’에서 조 장관과 홍현익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사무총장 등과 함께 자문위원단에 참여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한·미·일 경제안보 민관 네트워크인 트라이포럼(TriForum)이 1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내셔널 프레스 클럽에서 ‘한·미 전략산업 및 안보 포럼(U.S.-ROK Strategic Industry & Security Forum)’을 연다. 이번 포럼은 6·3 지방선거 이후 한미 양국의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대미 투자, 공급망 등 경제안보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핵심 외교책사였던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알렉스 피츠시몬스 미 에너지부 차관보, 에린 월쉬 전 미 상무부 차관보, 데이비드 와일레졸 미 국무부 동북아 담당 부차관보 등 미국의 전·현직 고위 정책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한국 측에서는 강석훈 트라이포럼 회장을 비롯해 대한항공, 두산, LS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함께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상, 에너지, 첨단산업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포럼은 두 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세션인 ‘차세대 동맹의 정의(Defining the Next Era Alliance)’에서는 한미간 전작권 전환, 대미 인프라 투자 확대, 주요 통상 쟁점, 한반도 안보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 등이 논의된다. 이어지는 두 번째 세션 ‘경제안보 그리드(Economic Security Grid)’에서는 글로벌 쟁점으로 부상한 핵심광물 확보, 공급망 안정화, 원자력 발전 협력 등 한미 양국의 산업 경쟁력과 직결된 과제를 다룬다.박대성 트라이포럼 대표는 “미국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국 우선주의 기류 속에서 워싱턴이 한국에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한 속내를 듣고 소통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강 회장과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 등 최고 권위의 전문가들이 모인 만큼, 트라이포럼이 한국 기업과 정계를 미 행정부 핵심 인사들과 잇는 대등하고 확실한 ‘전략적 소통 창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2024년 1월 출범한 트라이포럼은 한·미·일 3국의 안보·경제 분야 민관 전문가들이 참여해 온·오프라인 교류를 통해 정보와 지식 등을 공유하는 정책 플랫폼이다. 정부 간 공식 외교 채널(트랙1)이 다루기 조심스러운 민감한 현안들을 유연하게 풀어내기 위해 ‘트랙1.5(반관반민)’ 및 ‘트랙2(민간 주도)’ 형태의 다각적 네트워크 교류를 주도하고 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국가정보원은 태국 당국과 합동으로 현지 마약 생산기지를 급습해 마약원료 약 50t을 전량 압수했다고 10일 밝혔다. 정부 기관이 해외 마약 공급기지를 직접 단속한 것은 처음이다.국정원은 9일(현지 시간) 태국 마약통제청(ONCB)과 합동으로 태국에 있는 마약원료 물질 보관 창고 10개소를 급습해 마약 제조에 사용하려던 아세톤·염산·황산 등 마약 원료 및 화학물질 49.98t을 전량 압수했다. 이날 압수된 원료물질은 필로폰 21t 또는 야바 11억 정을 제조할 수 있는 양으로, 마약으로 제조·유통됐다면 7억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시가 8조4000억 원대 규모다.국정원은 2024년 태국산 마약 유입량이 전체 밀수량의 39%(294kg)를 차지할 정도로 양국 간 마약 범죄가 심각해지자, ONCB와의 공조를 대폭 강화해 왔다. 이번 작전도 국정원이 ONCB의 긴급 요청으로 4월 7일 태국인 마약왕 ‘타파난’을 국내에서 검거해 태국으로 송환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타파난은 성형시술을 받기 위해 위장신분으로 한국에 입국했다가 한국과 태국 정보 당국간 정보 공유를 통해 체포됐다. ONCB에 따르면 타파난은 태국 내 마약의 절반 이상을 유통하는 거물급 마약상이다. 10년간 태국 당국으로부터 체포영장만 50차례 발부됐다.국정원은 ONCB와의 공조 수사를 통해 타파난이 해외에서 마약 원료물질을 구매해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완제품을 제조한 후 호주와 한국 등으로 유통해 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태국내 대규모 마약 원료물질 은닉 창고 소재지를 밝혀내 작전을 실행했다. 국정원이 공개한 드론 촬영 영상에는 보관창고 안에 원료 물질이 담긴 흰 포대와 파란 드럼통이 빼곡히 쌓여 있다. 국정원 수사관이 글로벌 화학기업 UNID가 제조한 것으로 표기된 수산화칼륨 포대를 촬영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수산화칼륨은 비누나 세제 제품을 만들 때 쓰이는 강한 화학물질이지만, 불법 마약 제조에도 일부 사용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작전 종료 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번 수사는 대한민국 정부, 특히 국정원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뤄졌다”며 국정원의 정보분석 및 첩보 지원, 타파난 검거와 송환 과정 협조에 사의를 표했다.유럽 3개국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국정원의 마약 보관창고 급습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X(옛 트위터)에 공유하며 공개 칭찬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정원의 새 모습”이라며 “잘 드는 칼은 쓰기에 따라 사람을 해칠 수도 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7년 만에 이뤄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으로 북-중 관계가 한층 공고해지면서 동북아 안보 질서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지난해 9월 중국 전승절을 계기로 이뤄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을 통해 북-중 관계 복원에 시동을 건 데 이어 이번 시 주석의 답방으로 양국 관계는 ‘전략적 파트너’로 한 단계 올라섰다. 중국이 북한에 군사 교류, 경제 협력은 물론이고 ‘김정은 체제의 보장’ 등 대대적인 ‘선물 보따리’를 안겨준 것을 두고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중국 주도의 세계 질서 다극화에 북한을 확실히 끌어들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를 지렛대로 삼아 핵 보유 묵인을 끌어내면서 양국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習 “신시대 北中 관계 발전에 중요 공감대”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8일부터 1박 2일간 함께하며 북-중 관계가 한 단계 격상됐음을 대외적으로 과시했다. 9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가진 김 위원장과의 오찬에서 “김 위원장과 신(新)시대 중조(중-북) 관계 발전에 대한 중요한 공감대를 이뤘다”며 “중조 양측은 상호 이해를 더욱 깊고 전면적으로 하게 됐으며 미래 발전 방향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두 정상 간의 전날 정상회담 과정에선 양측의 경제와 안보 등 각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후속 조치도 언급됐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공고한 정치적 상호 신뢰, 실질적 협력 수준 강화, 국민 간 유대 강화, 전략적 협력 강화 등 북-중 관계 발전을 위한 4대 제안을 내놨다. 특히 “외교·법 집행·군대 등 분야의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군사 교류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또한 시 주석은 북한이 필요로 하는 경제 협력 분야와 관련해 “국경 통상구의 전면 재개와 민간항공 노선, 국제 여객열차 운행 재개를 계기로 인적 왕래를 확대하고 상호 방문을 실현해야 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북에 정산제(鄭柵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장관급), 왕원타오(王文濤) 상무부장 등 북한과의 경제협력 관련 인사들을 대동했다. 국경 개방은 중국인 관광 재개는 물론이고 대북제재 대상인 북한 노동자 송출 허용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관광객이나 인도적 지원의 영역인 농업과 보건 분야 등은 대표적인 제재의 회색지대”라며 “대북 제재를 우회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반면 1박 2일간의 일정 중 ‘비핵화’와 ‘한반도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2019년 방북 당시 시 주석은 “한반도 문제의 대화·협상 진전”을 강조하며 북-미 비핵화 협상의 촉진자를 자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에 이어 중국이 사실상 북핵 인정 수순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9일 브리핑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재확인하고 있고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비핵화가 공동 목표라는 점이 확인된 바 있다”고 말했다.● 주도권 쥐려는 中, 대중 의존 경계하는 北북-중 정상회담 결과를 전한 중국과 북한 매체 보도에서는 미묘한 차이도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회담 결과를 전하며 군사 교류 등 시 주석의 ‘4대 제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대신 “정치·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이라고 표현했다. 무역, 건설, 과학기술 등 경제협력의 구체 분야는 물론 북-중 국경에 10여 개 설치된 국경 통상구 재개 등도 언급하지 않았다.이를 두고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는 북한이 중국과의 동등한 파트너십을 부각하면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복원되는 인상을 피하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시 주석이 북-중 관계 구도를 설계하고 지시하는 것처럼 보여 주는 인상을 상당 부분 제거하려고 했다”며 “대중 의존적인 인상을 피하려고 하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북한은 전략적 조율과 협력을 강화하고 각국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며, 역내 평화와 발전을 공동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 보유를 헌법에 명시한 핵심 주권이라고 주장해 온 만큼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세대에 걸친 우호와 운명공동체, 수망상조(守望相助·지키고 살펴서 서로 도와준다)는 중조(중국-북한) 관계의 뚜렷한 특징”이라며 “양측은 외교, 법 집행, 군사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중 관계를 운명공동체로 규정해 ‘상호 군사 원조 조약’ 부활을 시사하며 북-중 군사 교류에 합의한 것이다. 또 “무역·농업·건설·과학기술·보건의료 등 실질 협력을 확대해 양국 인민(국민)에게 더 큰 혜택을 주기를 원한다”며 “국경 통상구의 전면 재개통과 민항 항공편, 국제 여객열차 운행 재개를 계기로 인적 교류를 확대하고 쌍방향 교류를 실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제한됐던 노동력 송출 재개와 관광객 확대, 과학기술 협력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북-중 관계를 “국가의 가장 중대한 제1 전략 사업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한 뒤 “조선(북한)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중국이 핵심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취하는 정책과 입장을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9년 이후 7년 만에 북한을 국빈 방문한 시 주석은 북-중 관계를 한층 격상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환영만찬에서 “중조 관계는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에 서 있다”며 “이번 방문에서 김 위원장과 중요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언급했다. [北-中 정상회담]北-中우호 등 ‘3대 불변 원칙’ 선언북핵-한반도 문제는 일절 거론 않고, 정상회담서 ‘군사 협력’ 첫 공개 언급‘자동 군사개입’ 조약 복원 평가 나와…中, 反美연대 핵심축으로 北편입8일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각국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자”고 밝힌 것을 두고 사실상 북핵을 용인해 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날 정상회담에선 북핵과 한반도 문제는 일절 거론되지 않았다. 그 대신 시 주석은 “역내 평화와 발전을 공동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묵인하면서 북한을 ‘반미 연대’의 핵심 축으로 포함시키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習 “각자 주권, 안보 확고히 수호”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전용기로 이동해 낮 12시경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2019년 6월 이후 약 7년 만의 평양 방문이다. 이날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국제질서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북-중 전통 우호를 고도로 중시하는 확고한 입장, 김 위원장이 영도하는 북한의 사회주의 사업에 대한 확고한 지지, 중조(북-중) 쌍방의 공동 이익과 양호한 전략적 환경을 수호하겠다는 확고한 결심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3대 불변 원칙을 선언했다. 한중·미중 관계와 무관하게 김 위원장에 대한 지지 원칙은 절대 바꾸지 않겠다는 것. 시 주석은 이어 공고한 정치적 상호 신뢰, 실질적 협력 수준 강화, 국민 간 유대 강화, 전략적 협력 강화 등 4대 제안을 내놨다. 특히 전략적 협력 강화 제안과 관련해 시 주석은 “각국의 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며, 역내 평화와 발전을 공동으로 유지하자”고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변함없이 고수하고 중국의 핵심 이익 수호 정책과 입장을 확고히 지지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시 주석의 ‘각국의 주권 수호’ 발언을 두고 사실상 북한의 핵보유를 묵인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그동안 핵보유를 헌법에 따른 주권이라고 주장해 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7일 담화에서도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불퇴의 한계선”이라며 “누구와도 우리의 핵심 주권과 안전에 대해 논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중국은 핵보유국 지위 등 북한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해 주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결국 중국의 국익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상당 기간 비핵화가 아니라 핵을 가진 북한을 대미 견제 등을 위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시진핑-김정은 회담에서 ‘군사 교류’ 첫 언급 시 주석은 이날 “외교, 법 집행, 군사 업무 교류를 강화하고 관계 발전을 위한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에서 ‘군사 협력’이 공개적으로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담에도 노광철 북한 국방상과 둥쥔(董軍) 중국 국방부장이 배석했다. 양국 간 군사 협력으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담은 ‘북-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의 기능도 사실상 복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북한과 함께 ‘반미 연대’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북한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에 새로운 현대적 의미와 강력한 추진력을 불어넣어 양국 사회주의 사업과 지역 평화 및 발전을 위한 더 밝은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 주석은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패권주의와 권력 정치에 반대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북한과 중국의 관계 발전을 국가의 가장 중요하고 최우선적인 전략적 과제로 여기고, 북-중 관계를 국가 간 관계의 모범으로 만들어 지역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공동으로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만찬에서 “시 주석과 9개월 만에 다시 새로운 정세 변화에 맞춰 새로운 시대적 함의를 지닌 조중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며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북한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7년 만의 방북을 하루 앞둔 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담화를 내고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 불퇴(不退)”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문제가 논의됐다고 밝힌 가운데 북-중 정상회담에 앞서 선제적으로 비핵화 논의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새 핵 농축시설에 이어 신형구축함 ‘강건호’ 참관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빼곡하게 비축된 군수공업소 시찰에 잇달아 나서며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행보를 이어 갔다.● 김여정 “핵무력 논의는 위헌 행위” 김 부장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공개된 6일 담화에서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 불퇴의 한계선이며 누가 인정하든 말든 엄연한 현실”이라며 “외부 세력의 희망이나 수사적 표현에 따라 현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그 누구와도 우리의 핵심주권과 안전에 대해, 가장 신성히 지켜져야 할 국가헌법에 대한 불손한 위헌 행위에 대해 론의(논의)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김 부장이 ‘비핵화 논의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한 건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방침에 합의했다는 미국 국무부 발표를 두고 “완전한 날조이고 허황된 거짓 정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때리기를 통해 광범위하게 중국을 향해서도 ‘핵은 회담 테이블에 올리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미 국무부는 5일(현지 시간) 시 주석 방북에 대한 입장을 묻는 동아일보의 질의에 대변인 명의로 “베이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북한 국방성은 미 국무부가 5일 한국에 합동정밀직격탄(JDAM) 수출을 승인한 것과 한미가 핵추진 잠수함 건조 협의를 재개한 데 대해 “미국의 무책임한 무기 판매와 그를 통한 동맹국들의 광란적인 군비 증강”이라고 비난했다. 국방성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도 함께 비판했다. 핵잠 추진 등 한미 안보 협력과 함께 중국이 반대하고 있는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엮어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반미 연대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習 주석 방북 앞두고 ‘핵무력 시찰’ 이어 간 김정은김 위원장은 시 주석 방문을 앞두고 이례적인 무기 현장 시찰로 핵보유국 인정 시위에 들어갔다. 노동신문은 7일 김 위원장이 전날 중요 군수기업소를 찾아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능력에 대해 “미사일 수요 증가에 대비해 현존 생산능력을 5개년 계획기간 내에 연차별로 장성시켜 2.5배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 속 공장 내부에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KN-23 추정 동체가 6발씩 8줄 이상 가지런히 비축돼 있다. 전체 비축 규모는 100발이 넘는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3일 우라늄 농축시설로 추정되는 새 핵물질 생산시설을 공개했으며 4일에는 5000t급 신형 구축함 ‘강건호’ 항해 시험을 참관하며 “해군 무력으로 핵전쟁 억제력의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강건호는 지난해 5월 진수식 당시 선체가 기울어져 좌초됐으나 3주간 수리를 거쳐 지난해 6월 다시 진수식을 진행했다. 특히 강건호 항해 시험에는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동행했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에는 주애가 중앙에 배치돼 김 위원장보다 앞서 손으로 무언가를 가리키는 장면의 사진이 보도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후계자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주애가 방북한 시 주석과 만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교수는 “주애가 단순한 참관자에서 김 위원장과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연출”이라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북한이 4일 평안북도 영변 내 새로운 핵시설로 유력해 보이는 핵물질 생산공장 내부를 공개하면서 본격적인 핵무력 행사 의지를 예고했다. 이날 북한 매체에 공개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장 시찰 사진에는 우라늄 고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가 빼곡히 들어서 고도화된 생산 현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정부는 “북한의 핵 활동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자, 국제 평화·안보와 비확산 체제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이 준비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새로운 핵시설을 공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변 인근 새 시설, 4600개 원심분리기 추정”북한은 이번 핵 공장 공개를 통해 핵물질 생산 능력의 ‘질적·양적 확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현장 시찰에서 “무기급 핵물질 생산 능력이 종전의 2배를 능가한다”며 핵무력 고도화를 “전환적 이정표”로 규정했고, 핵무기 증산을 위한 중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6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식별했다고 밝힌 영변 인근에 새로 들어선 우라늄 농축시설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핵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베리연구소 교수도 X(옛 트위터)에 “작년에 IAEA가 식별한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로 보인다”며 그 근거로 김 위원장과 함께 사진에 찍힌 남현(또는 소현남)이라는 이름의 남성이 영변 핵시설의 최고책임자인 점, 2018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현장에서 브리핑을 했던 강경호 핵무기연구소 부소장도 동행한 모습 등을 제시했다. 루이스 교수는 “사진에 나온 시설 규모는 28캐스케이드(배관망), 4600개 원심분리기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한 핵시설에선 과거에 공개된 우라늄 농축시설에 비해 원심분리기 간 설치 간격이 확연히 좁아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기존 시설보다 원심분리기 밀집도를 높여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는 탁자 위에 대형 도면이 모자이크 처리가 됐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우라늄 핵폭탄 및 차세대 핵탄두 도면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핵능력 최대치 과시하며 美·中·南 압박 포석 북한이 최첨단 핵시설을 전격적으로 공개한 것은 단순한 핵 능력 과시를 넘어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선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중 정상회담 직후이자 시 주석의 방북이 임박한 가운데 핵 능력을 발판 삼아 대외 협상력 극대화를 겨냥한 행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우리는 국가 핵무력을 기하급수적으로 강화할 앞으로의 방대한 계획 실행의 순차와 그 담보를 확정했다”며 장기적인 핵 증강 로드맵을 공식화했다. 이에 대해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북한이 되돌릴 수 없는 핵보유국임을 ‘숫자’로 입증하며, 미국을 향해 ‘이란을 압박하듯 우리를 비핵화하겠다는 패러다임은 통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사회의 제재나 비핵화 요구가 무력화됐음을 ‘수치’로 증명하려는 시도라는 의미다. 통일부도 “김 위원장의 핵물질 생산공장 방문은 핵보유국 지위를 재확인하면서 핵 무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북한의 핵시설 공개를 두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과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권한을 확보하기 위한 협의에 나서자 맞불을 놓으려 했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핵잠 건조 등 대북 억제력을 증강하려 하자 북한이 이미 가동 중인 대규모 원심분리기를 보여주며 압도적인 핵 도발 능력을 과시하려 했다는 해석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한미 양국이 3일 서울에서 정상회담 안보 분야 합의 이행을 위한 2일 차 회의를 열고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전날 핵추진 잠수함(핵잠) 건조 문제에 이어 이날 회의에선 한미원자력협력협정 개정 방식과 범위는 물론이고 대략적인 협상 시간표에 대한 본격적인 의견 교환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이르면 다음 달 미국 워싱턴에서 세부 분야별 실무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조속한 실질 성과 도출 위해 협력” 외교부는 이날 회의 후 “양측은 가능한 한 조속히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며 “연중 성과를 점검하기 위한 체계를 마련하고 향후 협의를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농축·재처리, 핵잠, 원자력협력협정 개정 등의 이슈를 세분화해 이행 상황과 진척도를 확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날 회의는 조현우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과 아이번 캐너패시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수석국장이 공동 주재한 가운데 오전부터 오후 3시를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미 측에선 전날과 마찬가지로 매슈 나폴리 국가핵안보청(NNSA) 부청장, 크리스토퍼 클레인 국무부 군비통제·비확산 부차관보 대행 등이 참석했다. 회의에 참석한 외교부 관계자는 “이틀간 6시간 정도 밀도 있는 협의가 진행됐다”며 “첫 만남치고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상 간 합의 사항을 신속하게 이행하자는 데 양측이 다 공감했고, 대략적인 방향성이 포함된 타임라인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며 “(한국의) 농축·재처리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양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재임 기간 안에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큰 틀의 협상 로드맵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이 유지되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목표로 협상할 계획이다. 한미원자력협력협정 개정 협상의 최대 쟁점은 미국이 한국에 농축·재처리 권한을 어느 수준까지 부여할지다. 이를 위해 기존 한미원자력협력협정의 전면 또는 일부 개정, 혹은 별도의 이행 약정을 신설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커 “민주주의 지켜 나가는 것 중요” 미 측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은 이날 협상에는 참여하지 않고 조현 외교부 장관과 조찬을 겸한 고위급 면담을 진행했다. 조 장관은 이날 X(옛 트위터)에 후커 차관과의 면담 사실을 알리며 “우리는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한미 양국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글을 올렸다. 또 한미 대표단 실무급 회의가 진행 중인 외교부 청사 회의장을 방문해 “양국 국민의 안보와 번영에 기여할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열과 성의를 다해 달라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후커 차관도 자신의 X 계정에 조 장관과의 만남에 대해 “활력 있는 민주주의를 지켜 나가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면서 “특히 오늘이 한국의 선거일인 만큼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적었다. 전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의 만남과 관련해선 “이번 주 시작된 양자 간 원자력 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고 논의하고, 경제 안보가 곧 국가 안보임을 보여주는 여러 현안을 다뤘다”고 밝혔다. 후커 차관이 ‘경제 안보’를 언급한 것을 두고 이번 만남에서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쿠팡 사태 등 경제 현안도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한미 양국이 2일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등 정상회담 안보 분야 합의 후속 조치를 위한 첫 협의를 서울에서 개최했다. 지난해 경주 정상회담 결과물을 담은 조인트팩트시트(JFS·공동설명자료)가 발표된 지 약 6개월 만이다. 3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회의는 협상 시간표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방식에 대한 윤곽을 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핵잠 도입 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하며 속도를 내려는 한국 정부와 미 측이 접점을 찾을지도 주목된다.● 한미 “정상 합의 신속 이행 공감대 확인”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앨리슨 후커 미국 국무부 정무차관을 각각 수석대표로 한 한미 대표단은 2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킥오프(발족) 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에는 우리 정부에선 국가안보실과 외교부, 국방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으로 꾸려진 협상단이, 미국에선 백악관과 국무부, 핵안보청(NNSA) 등 유관 부처 실무진이 참석했다. 두 차관이 주재한 킥오프 회의에 이어선 분야별 세부 협의가 진행됐다. 첫날 회의에선 핵잠이, 3일에는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가 주로 논의된다. 박 차관과 후커 차관 등 한미 대표단은 이날 공식 만찬도 가졌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 분위기는 대체로 호의적이었고, 양국 간 정상 합의 사항을 신속히 이행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했다”며 “미 측도 신속한 정상 합의 이행 의지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회의 후 보도자료에서 “양국 관계에 있어 두 정상이 합의한 JFS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충실한 이행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밝혔다. 후커 차관은 회의 후 X(옛 트위터)를 통해 “두 대통령이 제시한 양자 원자력 협력 이니셔티브의 진전을 위한 실무그룹 논의를 시작하게 돼 기쁘다”며 “70년 넘는 동맹의 역사와 이정표를 되새기며, 협력을 더욱 심화하고 한미 관계 전반에 지속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핵심 쟁점은 핵잠 연료 조달 방식 이번 협의의 핵심 쟁점으로는 핵잠 연료 조달 방식과 원자력협정 개정 방향이 꼽힌다. 현행 원자력협정은 미국산 우라늄 반출을 민간·상업용으로만 규정하고 있는데 미국이 군사무기인 핵잠 원료를 제공하기 위해선 별도 협정을 맺어야 한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핵연료의 평화적 이용에 국한된 현행 원자력협정 개정과는 별개로, 핵잠에 사용할 핵연료 사안은 군사적 이용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별도 트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핵잠 협상의 또 다른 쟁점인 건조 장소와 관련해 미국은 핵잠을 국내에서 건조하겠다는 한국 정부 입장에 직접 이견을 드러내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권한 확보에 대해선 원자력협정 전면 개정과 일부 조항 수정, 별도 약정 신설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임갑수 한미 원자력협력 정부 대표는 1일 학술행사에서 “한국이 농축 역량을 갖춰 범태평양 핵연료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며, 비확산 중심 구조를 넘어 원전 파트너십의 ‘전략적 재구성’이 이번 협상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협의를 통해 핵잠 건조와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협상 시간표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는 가능하면 11월 미 중간선거 이전, 늦어도 새 의회가 구성되는 내년 1월 전까지 구체적인 문안 협상을 마무리 짓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측은 이날 구체적인 협상 완료 시기를 언급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후커 차관 등은 이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을 만나 한반도 정세와 중동 전쟁 등에 대해 논의했다. 후커 차관은 3일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식사를 겸한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도 이날 서울에서 후커 차관을 면담했다. 주한미군 측은 “주한미군과 미 국무부는 한반도의 준비 태세, 억지력, 안보에 있어 단합되어 있다. 외교와 국방이 함께 전진하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 속에 아프리카 50개국 외교장관 등이 한국과 공급망 안정 및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에 모였다. 정부가 주최하는 첫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가 1일 개막했다. 아프리카 54개국 중 50개국 외교장관 등 대표와 아프리카연합(AU),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 역내 4개 국제기구 수장 등이 참석해 ‘글로벌 전환기 속 공동 대응을 위한 한-아프리카 파트너십’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개회사에서 “아프리카는 막대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으로서, 널리 ‘미래의 대륙’로 평가받고 있다”며 “중동 지역의 지속적인 불안정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과 아프리카 간 더욱 긴밀한 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미줄도 함께 모으면 사자를 묶을 수 있다’는 동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해 “오늘 우리가 직면한 도전들은 한국과 아프리카가 각자의 경험과 강점을 모은다면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나아가 기회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협력 의지를 비쳤다.이재명 대통령은 2일 오후 아프리카 각국에서 방한한 장관급 인사 20여 명을 접견할 예정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접견을 통해 한국과 아프리카 간 협력 증진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2일에는 외교장관회의 부대행사로 한국과 아프리카 기업인, 정부 인사, 외교 인사 등 300여명이 참석하는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포럼도 개최된다. 성 김 현대자동차 전략기획담당사장, 웸켈레 메네 AfCFTA 사무총장이 각각 기조연설에 나선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한국과 미국이 다음 달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서울에서 핵추진잠수함(핵잠) 건조 및 우라늄 농축 권한 확보 등 핵심 안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첫 공식 회의를 개최한다. 지난해 10월 경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JFS·공동설명자료) 안보 분야 후속 조치 이행을 위해 양국이 8개월 만에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이다. 정부가 11월 치러질 미국 중간선거 전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운데 첫 회의에서 협상 시간표 등에 대한 공감대를 이룰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외교부는 29일 양국이 JFS 안보 분야 후속 조치 협의를 위한 발족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외교부, 국방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 원자력안전위원회 관계자 등으로 꾸려진 범정부 대표단이 나선다. 미 측은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 주축으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 에너지부, 전쟁(국방)부 등 관계자가 참여한다. 당초 다음 달 중순경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 대표단의 방한이 빨라진 것. 미 국무부도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 협력 구상(nuclear cooperation initiative)을 진전시키기 위해 후커 차관이 범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서울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표단은 카운터파트들과 안보 및 경제 협력을 포함해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현안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국무부는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선 핵잠 건조와 조선업 협력,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6일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미래국방전략위원회 회의에서 핵잠 개발 기본계획을 발표하는 등 핵잠 건조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황이다. 정부는 8000t급 핵잠수함 3, 4척을 한국에서 건조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핵잠 설계에 들어가 2030년대 중반 첫 핵잠을 진수하고 2030년대 후반 전력화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최대 쟁점은 핵잠 건조 장소와 군사용 핵연료 공급 문제다. 정부는 핵잠을 반드시 국내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잠수함의 연료는 우라늄 사용 권한 확보와도 연계돼 있다. 핵잠을 건조하기 위해선 미국으로부터 군사용 핵연료를 공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2015년 개정된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은 한국이 핵연료를 무기에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어 핵잠 건조를 위해선 이에 예외를 허용하는 별도 협정을 체결해야 할 전망이다. 우라늄 농축 비율도 관건이다. 정부는 농축도 20% 미만의 저농축우라늄(LEU)을 사용하는 핵잠을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 일각에선 한국이 핵연료를 무기로 전용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우라늄 농축 비율, 사용 범위, 사후 관리 등을 두고 양국이 치열한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를 실현하기 위한 원자력협정의 개정 방식도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지 관심이다. 외교부는 “그동안 미 측 실무진과 물밑에서 긴밀히 소통하며 치밀하게 준비해 온 만큼 첫 회의부터 실질적인 진전을 이뤄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국가정보원이 내란·외환·반란죄 등 안보침해 범죄 대응을 위한 정보 수집을 위해 군사기지를 출입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했다가 넉 달 만에 철회했다. 국정원은 27일 ‘안보침해 범죄 및 활동 등에 관한 대응업무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재입법 예고했다. 앞서 1월 23일 같은 규정의 개정안 입법예고 때와는 달리 ‘국정원 직원의 군부대 출입’에 관한 근거 조항은 이번 개정안에서 빠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28일 “유관기관 의견 수렴 과정에서 군사시설의 특수성과 군 상시 출입 오해 소지 등을 감안하여 관련 조항을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의 정보 공유 요청에 대해 유관기관이 정보 제공 범위나 방식 등을 협의 요청할 수 있는 내용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재입법 예고에는 기존 제안 이유에 담겼던 12·3 계엄의 유사 사례 재발 방지 부분도 빠졌다. 국정원은 “제안 이유를 단순화해서 수정된 것일 뿐 재발 방지라는 개정 취지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1월 국정원은 “2024년 1월 국정원의 수사권 폐지 이후 법에 규정된 조사권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 간의 정보 협력을 강화하고 가능한 정보 활동을 구체화하는 단계”라고 했지만, 군 기지의 상시 출입을 규정할 경우 폐지됐던 국내 정보 수집 활동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재입법 예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국가정보원이 내란·외환·반란죄 등 안보침해 범죄 대응을 위한 정보 수집을 위해 군사기지를 출입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했다가 넉 달 만에 철회했다. 군의 요청을 반영해 개정안의 핵심이었던 국정원 직원의 군부대 출입 조항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27일 ‘안보침해 범죄 및 활동 등에 관한 대응업무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재입법예고했다. 앞서 1월 23일 같은 규정의 개정안 입법예고 때와는 달리 ‘국정원 직원의 군부대 출입’에 관한 근거 조항은 이번 개정안에서 빠졌다.국정원 관계자는 28일 “유관기관 의견수렴 과정에서 군사시설의 특수성과 군 상시출입 오해 소지 등을 감안하여 관련 조항을 제외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정원의 정보공유 요청에 대해 유관기관이 정보제공 범위나 방식 등을 협의 요청할 수 있는 내용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재입법예고에는 기존 제안 이유에 담겼던 12·3 계엄의 유사사례 재발 방지 부분도 빠졌다. 국정원은 “제안 이유를 단순화해서 수정된 것일 뿐 재발 방지라는 개정 취지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정보당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1월 국정원은 “2024년 1월 국정원의 수사권 폐지 이후 법에 규정된 조사권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 간의 정보협력을 강화하고 가능한 정보 활동을 구체화하는 단계”라고 했지만, 군 기지의 상시 출입을 규정할 경우 폐지됐던 국내 정보수집 활동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재입법예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여러 증거가 이란 쪽을 향하고 있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27일 한국 HMM 화물선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한 정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나무호 피격 사건이 발생한 지 23일 만에 사실상 이란 소행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박 차관은 “(이란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는 이란이 고의로 한국 선박을 공격했는지에 대해선 “확정하기 어렵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 25척의 통항 협상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 나무호 피격 23일 만에 “이란 미사일” 정부 합동조사단이 나무호를 타격한 미상 비행체를 이란 미사일로 결론 내린 데는 사고 현장에서 수거된 잔해들이 ‘스모킹건’(명백한 증거) 역할을 했다. 정부는 이달 4일 나무호가 피격된 뒤 현장 조사단을 보내 외부 공격에 의한 폭발이라고 결론을 낸 뒤 비행체 잔해를 국내로 들여와 국방과학연구소(ADD) 등에서 정밀 분석 작업을 진행해 왔다. 박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무호는 총 2번의 미상 비행체의 공격을 받았으며 첫 번째 탄두는 불폭(폭발하지 않음), 두 번째 탄두는 기폭(폭발)됐다”며 “탄두의 경우 형태가 다소 온전한 상태인 불발탄으로 추정되었으며, 이란 대함미사일 누르 탄두 형상과 유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행체) 기체의 경우 잔해물이 하늘색으로 도색돼 있는데 이란산 대함미사일 누르 계열의 도장 및 색상과 같다”며 “전자기판 잔해물은 약 20∼30년 전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며 생산 연도 고려 시 구형인 누르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누르 대함 순항미사일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 이란 혁명수비대가 주로 사용하는 기종으로 중국의 C-802 대함미사일을 이란이 역설계해 개발한 모델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트럭형의 이동식발사대(TEL)를 호르무즈 해협의 해안가 동굴 등에 숨겨놓은 뒤, 이를 기습 전개해 발사하는 방식으로 해안을 방어하거나 고속정에 탑재해 주력 대함미사일로 활용하고 있다. 조사에선 미사일이 어디서 발사됐는지는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국방부는 나무호가 이란 본토와 90∼100km 떨어진 곳에 정박하고 있었음을 고려할 때 미사일이 6∼7분가량 날아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류윤상 국방부 국제정책차장(해군 준장)은 공격 주체에 대해 “이란에서 생산한 미사일은 주로 이란 해군과 혁명수비대, 친이란 세력에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격 주체 의도를 알 수는 없지만 실제 지휘관을 해본 입장에서 보면 두 발을 쐈다는 것은 피해를 주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박 차관도 “고의성은 주관적이고 주체가 인정하지 않는 한 입증하기 어렵다”면서도 “선박의 위치정보는 기본적으로 공개 정보”라고 말했다. 한국 선박임을 알고도 공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이란은 전면 부인… 정부 “절제되고 종합적 대응” 박 차관은 후속 조치에 대해선 “(이란에) 우리 선박 피격에 대한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할 것”이라며 “(이란에) 재발 방지를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 고위 당국자는 나무호 공격 주체가 최종 확인될 경우 “응분의 외교적 공세를 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브리핑 직후 외교부 청사로 초치(招致)된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는 취재진에게 “이란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다 부인한다”며 “절대 개입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 정부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는지’, ‘이란 정부가 사과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엔 “적대국들의 ‘가짜 깃발’ 작전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가짜 깃발 작전은 공격 주체가 자신의 공격을 적대국의 소행처럼 꾸미는 작전을 말한다. 이란 정부와 국내 진보 진영 일각에선 나무호 피격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일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정부는 이날 이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나 제재 여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박 차관은 “절제되고, 종합적인 외교적 대응으로 우리 국민들의 안전과 호르무즈에 갇혀 있는 선박들이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그런 과정”이라고 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