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자기정치에 비애”… 유승민 복당 선그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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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죽을 둥 살 둥 당선 도왔는데, 되레 날 힘들게해 허탈함 느껴… 여당-정부 수레바퀴 삐거덕, 여소야대 정국보다 더 힘들어”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4·13총선 당시 무소속 유승민 의원 등 새누리당을 탈당해 당선된 인사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 “앞으로 (당이) 안정되고 지도체제가 잘 안착하면 그때 협의해 판단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박 대통령은 ‘탈당파들이 당으로 돌아오고 싶어 한다’는 질문에 “새누리당이 (총선 패배로) 안정이 안 돼 있다. 여러 가지 체제도 구축이 안 됐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유 의원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배신의 정치’를 언급한 이유에 대해 “자기 정치 한다고 대통령을 더 힘들게 하고 하나도 도와주지는 않는 많은 사람을 보면서 느꼈던 평소의 비애, 허탈함을 전반적으로 말한 것”이라며 상세히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 ‘정치생명이 끊어진다’며 모두가 기피하는 자리를 맡아 죽을 둥 살 둥 하면서 선거를 치렀고 많은 사람이 당선됐다”며 “(그 사람들이) 당선되고 나서는 자기 정치 한다고 해서 이렇게 (저와) 갈라서게 됐다”고 했다. 또 “사람 사이의 관계는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하는데 오히려 대통령이라는 사람을 더 힘들게 만들 때 제 마음은 허탈하다고 할까”라며 “그런 정치를 하면 안 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여소야대보다 사실 더 힘든 것은 같은 여당과 정부 내부에서 삐거덕거리는 것”이라며 “여당과 정부는 수레의 두 바퀴라 계속 서로 협의해 가면서 같이 굴러가야 국정 운영이 원활하게 된다. 이 바퀴는 이리 가는데 저 바퀴는 저리 가고 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 그 점에 있어서 좀 미흡했다 하는 것도 이번 총선 민의다”고 했다. 비박 지도부 체제의 당청 관계에 아쉬움을 나타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차기 대권 주자감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다만 “초심을 지키면서 사심 없이 오로지 국가, 국민 잘되는 것만 생각하는 그런 사람을 누구나 바랄 것”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의 한 비박계 중진 의원은 “한 사람(유 의원)에 대한 감정이 아직도 풀리지 않은 건데, 한 사람 때문에 국정을 어그러뜨릴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야당과의 협치도 공언에 그칠까 걱정이다”고 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근혜#간담회#4·13 총선#국정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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