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농업 한류’ 전사를 키운다

이형주 기자 입력 2015-10-13 03:00수정 2015-10-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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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 45년, 양곤에 해외 첫 연수원 문열어
미얀마 양곤 농업관개부 산하 중앙농업연구·훈련센터 2층에 12일 문을 연 새마을운동연수원에서 1기 교육생 60명과 연수원 관계자 등이 주먹을 쥔 채 포즈를 취했다. 양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미얀마 양곤시내에서 20km가량 떨어진 타낫핀 마을 끝에는 폭 20m 정도 되는 강이 흐르고 있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에는 한글로 ‘풍요의 다리’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미얀마는 1인당 국민소득이 1113달러에 불과해 대부분 농촌마을은 도로, 전기, 수도, 다리 등 기반시설이 거의 없다. 주민 753명(164가구)이 사는 타낫핀도 열악한 농촌마을이었다. 주택 대부분은 1950, 60년대 한국의 초가집과 비슷했다. 식수는 연못물을 길러 마셨다.

타낫핀 마을에 변화의 물결이 시작된 건 2012년부터다. 마을에 새마을운동이 전파되면서 나무·대나무집 절반 정도가 철제지붕으로 개량됐다. 또 지하수 3개를 파 식수문제를 해결하고 도로도 만들었다.

문제는 마을의 논 364만 m² 가운데 절반이 강 건너편에 있다는 점이다. 주민들은 쌀을 수확하더라도 나룻배로 옮겨야 하는 불편에 1년에 벼를 한 번 심는 일모작만 했다. 하지만 다리가 세워진 이후 차량통행이 가능해지면서 1년에 쌀을 두세 번 수확할 수 있어 마을이 풍요로워졌다. 풍요의 다리는 새마을운동의 미얀마 현지화의 상징이 됐다.

주민들은 지난해 9월부터 닭 500마리를 함께 키워 매일 계란 400개를 시장에 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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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을 1년간 팔아 170만 차트(약 150만 원)를 모았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돼지를 키우거나 각종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주민들은 4년간 한국에서 4만 달러를 지원받고 6000달러를 부담해 성공의 씨앗을 뿌렸다.

타낫핀 마을 입구에는 미얀마 국기와 태극기 그리고 새마을 깃발이 함께 나부끼고 있다. 11일 심윤종 새마을운동중앙회장(74) 일행이 방문하자 주민 100여 명이 열렬히 반겼다. 타낫핀마을 새마을지도자 산코 씨(52)는 심 회장에게 “마을을 미얀마에서 가장 잘사는 마을로 만들고 싶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주민 23명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한국에 가서 새마을정신을 배우고 돌아왔다. 타낫핀 마을에 심 회장 등이 찾자 이웃마을 이장 세인 씨(55)가 찾아와 “우리도 새마을운동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미얀마 새마을운동 시범마을인 타낫핀, 동파운지 마을 2곳은 미얀마 최고 부촌이 되는 꿈을 꾸고 있다. 이미 두 마을은 다른 농촌마을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심 회장은 “미얀마 농부들 사이에서 새마을운동은 미국 일본의 무상원조와 달리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새마을운동의 미얀마 현지화를 지원하는 연수원(아카데미)도 12일 양곤에 문을 열었다. 미얀마 농업관개부 산하 중앙농업연구·훈련센터에 들어선 시설은 새마을운동 45년 역사에 해외 첫 연수원이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현지에서 펼치고 있는 3개 사업 중 하나다. 연수원은 미얀마 농업관개부 건물을 임시로 사용하다 2017년 수도 네피도에 건물을 지어 이전한다.

연수원은 2019년까지 미얀마 주민 등 2200명에게 소득증대, 농촌개발방법 등을 가르쳐 한국의 경제발전 성공 비법을 전수할 계획이다. 연수원에는 이날 네피도 인근 데키나키리지역 12개 마을 주민 60명이 입소했다. 1기 교육생 도킨산 씨(50·여)는 “열심히 교육을 받아 지역을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양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미얀마#한류#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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