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 경호실장 부활… 다시 커지는 청와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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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경호처, 경호실로 승격
비서실-국가안보실-경호실… 3실 3장관급 체제로 확대
차관급 총리비서실장 신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경호처를 경호실로 승격시키기로 했다. 대통령 경호 책임자의 직급은 차관급에서 5년 만에 다시 장관급이 됐다. 신설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장관급이어서 청와대는 비서실장을 포함해 3실장 체제로 운영된다.

윤창중 대통령직인수위 대변인은 25일 “경호실을 비서실에서 분리하고 실장은 장관급으로 임명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취임과 함께 경호실을 경호처로 낮춰 대통령실장의 지휘를 받도록 했다. 경호실이 비대해지면서 청와대 내 다른 참모 조직과 빈번히 충돌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경호실 승격은 박 당선인이 직접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경호실 승격 배경에 대해 “업무 과중에 대한 (경호처 측의 승격) 요구 사항을 당선인이 수용했다”라고 설명했다.

경호실 승격으로 청와대의 힘을 빼겠다는 ‘작은 청와대론’은 힘을 잃게 됐다. 청와대 내 장관급은 현재 2명에서 3명으로 오히려 늘어난다. 박 당선인이 경호실에 힘을 실어 주자 경호실 파워가 막강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을 떠올리는 이도 적지 않다.

당장 경호실 인력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 간사는 “경호실의 인력 증원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며 “기관장의 승격은 직원의 사기 등을 감안한 상징적 조치”라고 밝혔다.

중장기 안보전략을 세우고 국가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국가안보실은 비서실장 산하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대통령을 보좌한다.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과 같은 안보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국가안보실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외교안보수석실은 외교안보 ‘당면과제’를 맡는 것으로 정리됐지만, 두 조직의 업무분장이 명확치 않아 혼선이 빚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국무총리실은 이명박 정부 출범 전처럼 국무조정실과 비서실로 나뉜다. 총리비서실이 사실상 폐지되는 특임장관실 역할을 흡수하면서 총리의 정무 기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총리비서실장의 직급은 차관급이다. 장관급 국무조정실장 밑에는 현재처럼 차관급 차장 2명이 배치된다. 차장 간 역할은 새 총리의 취임 이후 조정된다.

대통령 소속 위원회 가운데 일부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위원회는 총리 산하로 이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손영일 기자 egija@donga.com
#청와대#경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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