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현기환 차명폰 문자’ 포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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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문 13일 구속수감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비례대표)의 공천 뒷돈 제공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전달책으로 지목된 조기문 전 새누리당 부산시당 홍보위원장과 공천위원이었던 현기환 전 의원이 각자의 차명폰으로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이는 “차명폰을 쓴 적이 없다”던 현 전 의원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조 씨의 ‘배달사고’에 무게를 뒀던 검찰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부산지검 공안부(부장 이태승)는 이날 오전 11시 부산지법 251호 법정에서 열린 조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조 씨가 (3월 15일 제보자 정동근 씨를 만난 자리에서) 폴더형 차명폰으로 현 전 의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사건 당일 오후 7시 17분 서울역 한식당에서 조 씨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현 전 의원의 실명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어 22초간 통화한 직후 자신의 차명폰으로 이 문자를 보냈다는 것이다. 조 씨의 문자메시지를 받은 현 전 의원은 역시 자신의 차명폰으로 조 씨의 차명폰에 ‘현기환/알았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현 전 의원은 자신의 실명 휴대전화의 통화기록까지 공개하며 조 씨와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을 부인해 왔다.

검찰은 조 씨가 현 전 의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어떤 내용이었는지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 씨가 3억 원을 전달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해 현 전 의원이 ‘알았습니다’라고 답한 것이라면 돈이 당초 의도대로 전달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한편 검찰은 공천 청탁과 함께 현영희 의원에게서 3억 원을 받은 혐의로 13일 조 씨를 구속 수감했다. 검찰에 따르면 현 의원은 돈을 조 씨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은 정 씨에게 수고비로 100만 원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정 씨가 조 씨에게 돈을 전달하러 서울에 가면서 지인들에게 ‘큰 역할을 하러 간다. 이 정도면 일이 해결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며 “(조 씨는) 자신이 정 씨에게서 받은 돈이 500만 원이라고 하는데 만약 공천 뒷돈이 500만 원에 불과했다면 현 의원이 정 씨에게 수고비로 100만 원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돈의 출처에 대해 “현 의원의 남편 임모 씨가 운영하는 강림CSP 임원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됐고 이 회사를 압수수색할 때 금고에서 달러와 유로화 등 외화 돈다발이 발견됐다”며 “회사 전직 임원의 임금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이 있다”고 했다. 또 “돈을 전달하기 직전인 3월 2일과 13일 임 씨가 3000만 원 상당을 2만2000유로로 환전한 기록도 있다”며 “임 씨가 조금씩 마련한 금액이 현 의원의 비자금으로 사용됐다”고 덧붙였다.

부산=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현기환#공천 뒷돈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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