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홀로 서있는 봉화산 같은 존재… 새 삶 위해 귀향했는데 더 고달파” 盧 전대통령 육성 오늘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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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얼굴)의 마지막 육성이 21일 노무현재단이 제작한 팟캐스트 ‘노무현의 사람사는 세상’을 통해 공개된다. 음성 파일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 나흘 전(2009년 5월 19일) 봉하마을 사저에서 참모들과 함께 진행한 ‘진보주의 연구모임’ 마지막 회의와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한다”는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던 2009년 4월 22일의 회의 내용을 녹음한 것이다.

노무현재단이 20일 미리 공개한 주요 발언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4월 22일 회의에서 “‘각을 세우고 싸우고 지지고 볶고 하는 곳에서 해방되는구나’ 하고 돌아왔는데, 새로운 삶의 목표를 가지고 돌아왔는데, 내가 돌아온 것은 여기(봉하마을)를 떠나기 전의 삶보다 더 고달픈 삶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나는 봉화산 같은 존재야. 산맥이 없어. 봉화산은 큰 산맥으로 연결돼 있지 않은, 딱 홀로 서 있는 돌출된 산”이라고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4월 30일 검찰에 출석했다.

연구모임을 해산하는 자리였던 5월 19일 회의에서는 참모들에게 “앞으로 먹고살 길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어 “시민이 중심추다. 시민의 역할은 더 좋은 놈과 덜 나쁜 놈(정치인)을 선택하는 것이다.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람에 대한 도덕성이나 신뢰나 다 있지만 그가 무슨 정책을 가지고 있느냐”라고 했다.

한편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라온 노 전 대통령 서거 비하 글을 리트윗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통합진보당 이석기 당선자가 참여정부 시절 가석방, 특별사면을 받았다”는 내용의 기사를 리트윗했는데, 이 기사에 “이러니 노무현 ×××지 잘 ××다”라는 어느 트위터리안의 욕설 글이 달려 있었던 것. 이 원내대표 측은 곧바로 관련 글을 삭제하고 “이번 일로 고인과 유족의 명예에 누가 되고 아픔이 가중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사과했다. 또 “해당 글은 이 원내대표의 뜻과는 무관하며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한구 (원내)대표의 막장 트윗. 개인적으론 그의 인품 문제지만 집단적으로는 새누리당의 적개심과 증오감의 표출이다. 그것이 노 전 대통령을 끝내 죽음으로 몰았다”고 비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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