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강서 ‘보수’ 용어 유지…“더이상 논의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2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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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보수논쟁 지속 바람직하지 못해"김종인 "물가로 데려가도 억지로 물 먹일 순 없어"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당 정강·정책에서 `보수' 용어를 삭제하는 문제를 더 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황영철 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에서는 더이상 보수 삭제 논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보수 삭제 논의가 여타 쇄신 논의를 왜곡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당 정강·정책에서 사실상 보수 용어가 유지되게 됐다.

지난 2006년 개정된 당 정강·정책에는 `발전적 보수와 합리적 개혁의 역사적 정통성을 계승'이라고 명시돼 있다.

그동안 김종인 비대위원을 비롯한 일부 비대위원은 "더 이상 이념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며 `보수' 용어 삭제를 주장했지만, 당내 거센 반발이 일면서 격한 이념 논쟁이 불거졌다.

그러나 비대위가 이날 회의에서 `보수' 용어 삭제 문제를 더이상 논의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극한 내홍으로 치달을 조짐을 보인 `보수 논쟁'은 잦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시작하면서 "당이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를 시대변화에 맞게 다듬는 것은 필요하지만, 정책쇄신 작업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보수 관련 논쟁이 계속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사실상 `보수' 용어 삭제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보수' 용어 삭제를 주장해 온 김종인 비대위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가 말한 것은 보수의 가치를 버리자는 게 아니라 `보수'라는 표현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었고, 개인 생각은 추호도 바꿀 생각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결정을 했으면 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말을 물가에 데리고 갈 수는 있어도 억지로 물을 먹일 수는 없지 않느냐"고도 했다.

다만 김 위원은 "정치는 항상 움직이는 것으로, 필요성이 있다면 언젠가 (재논의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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