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핵무기 포기 의사 전혀없어”

  • 입력 2009년 1월 15일 03시 04분


“6자회담은 핵보유국 노린 전술”

장롄구이 中중앙당교 교수, 北담화 분석

“미국의 오바마 정부 출범에 앞서 북한이 요구수준을 높임으로써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일종의 전술로 볼 수 있습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장롄구이(張璉괴·66·사진)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교수는 북한 외무성이 “미국의 핵위협이 사라지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이 없어질 때만이 핵을 포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14일 이렇게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이번 성명에서 북-미관계가 정상화돼야만 핵무기를 포기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이 먼저 핵사찰을 받아야만 북-미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한 데 대한 대응적 성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 교수는 “북한은 근본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며 “북한이 현재 6자회담에 응하는 것은 실질적인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기 위한 전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무력 제재나 미국의 무력공격을 피하기 위해 6자회담에 응하고 있을 뿐 북한의 핵 보유 전략엔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따라서 “미국이 설령 북한의 요구를 들어준다 해도 이는 북한이 또 다른 요구를 하는 계기만 제공할 뿐 절대로 핵 포기를 이끌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이 요구하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나 핵위협 제거는 설령 객관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북한이 그렇게 느낀다고 주장하면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라며 “이런 모호하고도 일방적인 기준을 가지고 6자회담을 질질 끌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장 교수는 “미국의 한국 핵우산 제공 문제는 한국이나 미국이 더는 핵우산을 받거나 제공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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