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처리 진통 거듭

  • 입력 2008년 12월 13일 02시 58분


민노, 본회의장 단상점거 몸싸움12일 오후 11시 반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반대하며 국회 본회의장 단상을 점거한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한나라당 의원들이 밀어내고 있다. 박경모 기자
민노, 본회의장 단상점거 몸싸움
12일 오후 11시 반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반대하며 국회 본회의장 단상을 점거한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한나라당 의원들이 밀어내고 있다. 박경모 기자
민 주 “협상 결렬” 예결위 막고 농성

한나라 “새벽 3시반~4시 본회의 처리”

여야 원내대표 4차례 협상서 접점 못찾아

여야는 내년 예산안 처리 시한으로 정한 12일 합의점 도출을 위한 최종 협상을 벌였지만 난항을 거듭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예산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실을 봉쇄하고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13일 새벽에 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여야 대치=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선진과 창조의 모임 권선택 원내대표는 12일 모두 4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여야는 한나라당의 제안대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 한도를 6000억 원으로 정했다.

다만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4대 강 정비사업(1조7000억 원)과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인 포항 관련 예산(민주당 주장 4700억 원) 중 1000억 원가량을 삭감액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가 나중에 이를 보류했다.

이에 따라 감액 부분에 대한 합의는 일단락된 듯했지만 이날 오후 9시에 열린 4차 협상에서 분위기가 돌변했다.

한나라당이 4대 강 정비사업과 포항 예산 삭감을 명문화하는 대신 ‘예산 보류’ 항목으로 처리하자고 했기 때문이다. 예산 보류는 일정한 조건이 충족됐을 때만 집행이 가능한 항목이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하천 및 포항 예산을 깎기로 해놓고 최종 안에서는 정작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협상이 결렬됐다”고 말하면서 10분 만에 회의장을 빠져 나왔다.

민주당은 또 이날 오후부터 이한구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원내대표 회동에도 배석하지 않자 “협상할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한나라당의 이중 플레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자유선진당 관계자는 “민주당은 협상에서 소속 의원들의 지역구 예산을 대부분 챙겼다”면서 “그럼에도 한나라당이 예산안을 단독 강행 처리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기 위해 협상을 거부한 측면도 있다”고 전했다.

지도부 협상이 난항을 빚자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 200여 명은 오후 8시 30분경부터 예결위 전체회의장 앞을 봉쇄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이 위원장의 사과와 함께 한나라당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한나라당도 이에 맞서 의원들과 당직자들을 전체회의장 앞으로 불러 모아 실력 행사에 대비하는 등 한때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기도 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최종 예산안 준비가 끝나는 대로 계수조정소위를 열어 안건을 처리하고 예결위 전체회의도 할 예정”이라며 “본회의 통과는 13일 오전 3시 반에서 4시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예결위 처리가 여의치 않으면 국회의장이 예산안을 직권 상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의장이 예산안 심사기일을 지정한 뒤 지켜지지 않으면 바로 본회의에 상정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심사기일은 30분이나 1시간만 지정해도 된다.

▽금융·일자리 예산 증액=정부와 한나라당은 일단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283조8000억 원에서 3조7700억 원을 삭감하기로 했다. 증액도 삭감 한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예산 총액은 정부안과 같게 된다.

삭감 항목은 △각종 기금에서 일반회계로 돌리기로 한 6800억 원 △계수조정소위에서 항목별 심사를 하면서 줄인 1조1000억 원 △예비비 2000억 원 △세법 개정에 따라 지방에 보낼 재원 감액분 1조1000억 원 △SOC 예산 5000억 원 등이다.

증액 대상으론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7000억 원, 신용보증기금 출자금 등 금융부문 지원을 위한 1조5000억 원 등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일자리 예산도 당초 계획보다 2000억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청년 인턴제 확대, 아기 돌보기 사업 등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지원금 등 사회안전망 확보와 일자리 창출 예산 등에 4조2337억 원을 새로 배정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기자


▲동아닷컴 신세기 기자, 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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