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내정자는 울산대 총장이고, 정 최고위원은 울산대의 학교법인인 울산공업학원 이사장으로 '울산대'라는 교집합을 갖고 있다. 말하자면 '한 집안 식구'인 셈이다.
정 최고위원 주변 인사들의 전언에 따르면 정 내정자가 1994~1996년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재직 시 자신이 맡은 프로그램에 정 최고위원을 특별강사로 초빙하면서 첫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그 무렵 정 최고위원도 서울대 행정대학원의 환경 관련 고위정책과정을 수강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두 사람의 관계가 '밀접'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정 내정자가 2003년 6월 울산대 총장으로 기용되면서 비로소 각종 현안을 논의하는 사이로 발전하기에 이른 것.
작고한 고(故) 배무기 울산대 총장이 건강이 악화돼 임기 중 총장직에서 물러나자 정 최고위원을 비롯한 학교재단측은 후임자를 물색했고, 정 최고위원이 정 내정자의 영입을 최종 결정했다.
이후 정 최고위원은 울산에 내려갈 때면 수시로 울산대를 찾아 학교 발전 방안과 교육 현안 등에 대해 정 내정자와 의견을 교환했다.
또한 정 내정자가 2004년부터 울산지역혁신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당시 울산에 지역구를 갖고 있던 정 최고위원은 정 내정자와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속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정 내정자와 정 최고위원은 서로 신뢰하고 존경하는 사이"라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정 내정자는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실장 직을 제안 받은 뒤 지난 19일 정 최고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최고위원은 전화통화에서 "내가 관여할 일은 아니지만, 정 총장 본인께서 실중하게 판단하셔서 잘 결정하시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두 사람의 '특수관계'로 인해 정정길 대통령실장 기용은 정치권에서 다양한 해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선 정 최고위원의 여권 내 입지가 두터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정 내정자가 이명박 대통령과 유력한 차기 당 대표 후보인 정 최고위원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정 최고위원이 당 대표를 맡을 경우 대통령과 당대표의 갈등이 예상된다'는 일각의 우려도 '대통령실장'이라는 완충역을 통해 불식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나아가 이번 인선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7·3 전당대회의 새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 정 최고위원측은 "이번 인선에 앞서 청와대와의 교감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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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