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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1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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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덕목은 화합과 포용 원외-고령 약점될 수없어”
친박계 ‘빨리, 많이’ 복당해야
지금은 정부 비판보다 협조를▼
■ 박희태 의원
박희태 의원은 18대 국회 첫 당 대표의 덕목으로 ‘화합과 포용’을 꼽았다.
박 의원은 17대 임기가 끝나면 원외 인사이고 고령이라는 점이 당 대표를 하기에 약점이라는 당내 일각의 지적에 “현재 통합민주당 손학규, 박상천 대표도 원외다.
또 집권당 대표의 나이가 나 정도는 되어야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등 야당 대표와 무게중심이 맞을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공개적으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지 않는 이유는….
“박근혜 전 대표 출마 문제도 있고, 당내에서 어느 한쪽으로 정리가 안 되는 등 유동적이기 때문에 당내 상황이 좀 더 정리된 다음에 결정하려 한다.”
―친박근혜계 복당에 긍정적인 사인을 보내고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박 전 대표와의 10일 회동에서 ‘복당에 반대하지 않는다. 당에서 결정하겠다’고 하면서 한 고비를 넘겼다.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해 되도록 빨리, 되도록 많이 복당해야 한다.”
―박 의원이 제기하는 ‘관리형 대표론’에 대해 당내에서 부정적인 의견도 있는데….
“‘관리형’이라는 표현보다는 ‘화합형’이라는 표현이 맞다. 국민들은 아직 한나라당이 깨지지 않겠나 우려하고 있다. 지금부터 대권을 꿈꾸는 사람들이 당을 운영하면 또다시 화합보다는 갈등 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당 대표로 거론되는 정몽준 최고위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 의원은 훌륭한 새 정치 지도자다. 나이 차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경쟁할 처지가 안 될 만큼 친한 사이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했는데, 그 이유와 해결방안은….
“이명박 정부에 국민들의 기대가 컸던 만큼 그 기대가 충족이 안 되니까 반작용으로 떨어진 것 같다. 지금은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는 데 모든 것을 다 쏟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왕도(王道)다.”
―현 시기에 집권여당의 역할은….
“지금은 정부에 대한 비판보다는 협조에 무게를 둬야 한다. 이제 출발하는 차를 운전이 서툴다고 비판하기보다 잘 운전할 수 있게 인도하고 밀어줘야 한다.”
―바람직한 당-청관계, 대야 관계는….
“과거처럼 대통령이 여당 총재인 것처럼 회귀해도 안 되고 당정 분리를 선언했다가 처절히 실패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답습해도 안 된다. 당-청관계는 새로운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 대야 관계는 언제나 이중적이다. 수면 위 아래로 끊임없이 대화를 해야 문제가 해결된다. 지금은 수면 밑으로 대화가 전혀 없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정치지도자 철학이 중요 黨경험 짧은건 문제안돼”
FTA-쇠고기 연계는 안될 말
黨-政간 의견 똑같을순 없어▼
■ 정몽준 의원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정치 지도자의 덕목은 세계 정치의 흐름과 경제의 기본을 이해하는 능력,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한 믿음,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의 신념이다”며 “우리끼리 앉아서 당내 경험을 따져서 뭐하느냐”고 말했다. 여당 대표를 맡기에는 한나라당 경력이 짧다는 지적에 대한 반론이었다.
정 최고위원은 “그동안은 광주, 전주, 청주 등 대의원들이 오라고 하는 지역을 방문했는데 앞으로는 오라고 안 해도 전국을 찾아다니겠다”며 적극적인 선거운동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당 경력이 짧다는 지적이 있다.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는 초선에다 47세다. 저는 그보다 열 살 많고 6선 의원이다. 경험이 없다는 건 속 보이는 이야기다. 무소속 국회의원을 오래 해서 균형 감각을 갖고 객관적으로 공부할 기회가 더 많았고, 바깥세상을 볼 시간도 많았다.”
―여당 대표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당이 효율적으로 기능하고, 의원들이 독립적으로 일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당을 맡게 된다면 강제적 당론보다는 권고적 당론을 활성화하겠다.”
―친박 복당 문제의 해법은….
“한나라당과 친박 쪽의 대표가 직접 만나야 한다. 지금처럼 언론을 통한 간접 대화로는 해결할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표도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진심인가.
“당의 지도급 인사는 전당대회에 참여하는 게 정상이다. 그것이 대선후보 경선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다.”
―국정 지지도 하락의 원인과 해결책은….
“작년 대선에서 민주당 정동영 후보가 당선됐다면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됐을 것이다. 우리나라를 국제사회의 큰 흐름에서 이탈시킨 노무현 정부를 교체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다시 잇게 한 것으로도 큰 업적이다. 쇠고기 때문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안 좋은 일에 매몰돼 좋은 기회를 차버리는 일이다.”
―‘관리형 대표’로 거론되는 박희태 의원을 어떻게 생각하나.
“관리형이란 말보다는 화합형이 좋겠다. 박희태 의원이 해도 잘할 수 있다고 본다. 능력 있는 분인데, 총선에서 공천 탈락시킨 것은 잘못이다.”
―바람직한 당정 관계는….
“당은 행정부에 적절히 조언하고 감독해야 한다. 의견이 똑같고 획일적이면 여당의 존재 이유가 없다.”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인적쇄신설이 나오고 있다.
“이것저것 주저하면 쇄신이 아니다. 이왕 당이 쇄신책을 청와대에 건의한다면 쇄신책답게 해야 하고, 당은 쇄신을 건의할 만한 모습을 스스로 보여야 한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