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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26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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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전 지사는 26일 목포를 방문한 자리에서 “들러리 세우는 룰에는 합의하지 못한다”며 전날 당 지도부와 대선예비후보 간 조찬자리에서 한 발언을 거듭 강조했다. 정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경선 시기와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그냥 들러리가 될 수 있다”며 “그런 식으로 한다면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한나라당 및 손 전 지사의 홈페이지에서 팽팽한 찬반 논란을 벌이고 있다. 범여권도 직간접적으로 손 전 시자의 탈당을 종용하고 나서며 논란에 가세했다.
“탈당해야” vs “탈당해서는 안 된다”
손 전 지사와 정 의원의 발언 이후 인터넷에서는 손 전 지사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그와 당의 홈페이지에서는 탈당 여부에 대한 논쟁이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아이디 ‘lohas1’은 “언론이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후보 몇%, 여권후보 적합도 몇%’로 손 지사의 지지율을 발표하고 있다. 결국 ‘양다리 걸치기’ 이미지가 굳어져 지지율 답보 상태가 계속 될 것이다. 진정 대선 승리를 원한다면 과감히 제3의 길, 즉 독자정당의 깃발을 올린 후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당해’는 “손 지사의 당선 가능성이 1위인데 당을 장악한 사람들이 엉뚱한 길로 가기 때문에 울화통이 터진다. 2002년 경선에 들러리였던 정동영이 지금 어떻게 됐느냐”며 탈당을 요구했다. ‘김성수’도 “손 지사는 영남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천지개벽이 되지 않는 한 한나라당에서 후보가 될 확률이 없다. 범여권에서는 지지율이 20%에 달하는데도 야당 후보로는 5%정도밖에 안 되는 현실이 그 같은 사실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반면 ‘달스’는 “여차하면 탈당하겠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것은 지지율을 깎아 먹는 자살행위이자 탈당을 위한 명분을 만드는 것”이라며 “손 지사는 당이 집권한 뒤 총리, 당 대표 등의 경험을 거치면 차기에는 분명히 대권을 잡을 수 있다. 탈당해 여권으로 간다면 이인제보다 더 우스운 꼴이 될 것”이라고 탈당에 반대했다.
‘어시장’은 “범여권후보로 가면 ‘부도난 회사의 얼굴마담 대표이사’가 되는 것”이라고 했고, ‘아직까진 지지’는 “탈당하면 저쪽(여권)에 이용만 당할 것이다. 후보 시켜줄 것처럼 말해서 탈당케 한 후 ‘후보단일화’나 ‘한나라당에서 뛰쳐나온 제3자보다 원래 우리 토종 후보가 더 낫다’라는 식으로 유도하면서 농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범여권, 직간접적으로 탈당 종용
범여권은 이런 논란에 편승해 손 전 지사의 탈당을 부채질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손 전 지사의 영입설에 대해 겉으로는 “남의 당 후보는 관심 갖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난색을 표했지만 “그야말로 지각변동이 일어나서 (여권의) 오픈프라이머리에 손 전 지사가 참여한다고 할 때는 생각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이 말한 ‘지각변동’이란 한나라당의 자중지란을 통한 손 전 지사의 탈당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탈당파 의원들의 모임인 ‘통합신당모임’의 전병헌 의원도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의 서자이며 들러리일 뿐이다. 서자 자리를 박차고 나와 자신의 본영인 평화·민주·개혁·미래번영의 드넓은 대지로 나와야 한다”며 탈당을 촉구했다.
전 의원은 “한나라당의 본심은 ‘지금 이대로’이다. 50%에 육박하는 정당지지도에 50%를 넘나드는 대권주자가 있기 때문에 빅2를 제외한 군소 후보들의 목소리는 성가시기만 할 것”이라며 “진정 시대의 주인이 되고자 한다면 이제 고행의 길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동아닷컴 기자 h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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