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재단, ‘유전 사업성 불투명’ 보고서 묵살

  • 입력 2005년 4월 14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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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청(현 한국철도공사) 산하 한국철도교통진흥재단이 러시아 사할린 유전인수 계약금을 지급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9월 현지 유전의 사업성이 불투명하다는 보고서를 받고도 이를 숨긴 채 사업을 강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14일 철도공사 등에 따르면 철도재단은 지난해 9월 러시아통이자 모스크바의 한 대학 교수인 김모 박사에게 의뢰하여 사할린 6광구 유전과 관련해 △러시아 유전 관련 법규 △(철도재단이 6200만 달러에 인수하려 하는) 페트로사흐사의 2004년도 1분기 회계보고서 등을 보고받았다.

김 박사는 보고서에서 “현 단계에서는 결론 도출이 어려우며 현지 운영 상황과 보유 시설에 대한 실사를 거친 뒤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인수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보고서를 받은 왕영용(王煐龍·당시 철도재단 이사) 철도공사 사업개발본부장은 이를 철도청이나 재단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은 채 같은 해 10월 4일 620만 달러(약 62억 원)의 계약금을 알파에코사 측에 지불했다는 것.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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