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나네”…이라크 차출 美2사단, 실전 방불 적응 훈련

  • 입력 2004년 7월 19일 19시 13분


다음달 한국에서 이라크로 이동하는 주한 미 2사단 2여단 장병들이 19일 경기 포천시 미8군 종합사격장에서 현지적응 모의 훈련을 벌이고 있다. 일부 미군은 이라크 민간인으로 분장했다.-포천=박영대기자
다음달 한국에서 이라크로 이동하는 주한 미 2사단 2여단 장병들이 19일 경기 포천시 미8군 종합사격장에서 현지적응 모의 훈련을 벌이고 있다. 일부 미군은 이라크 민간인으로 분장했다.-포천=박영대기자
19일 오후 경기 포천시 영중면 ‘로드리게스’ 미 8군 훈련장.

다음달 초 이라크로 차출될 예정인 미 2사단 2여단 장병들의 현지 상황에 대비한 훈련이 한창이었다.

훈련장 입구 개활지에서는 탱크와 장갑차들의 기동훈련이, 산 중턱에 만든 건물에서는 시가전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 진행됐다.

미군은 “1년여 전부터 주유소, 아파트, 교회 등 시가지 건물을 실물처럼 지어 훈련에 사용하고 있지만 이라크전만을 위한 시설은 아니다”고 밝혔다.

시가전에 대비한 훈련에서는 수상한 차량이 세워지자 미군이 즉각 일대 건물을 포함한 지역에 철조망을 설치해 외부와 차단하는 것으로 작전을 시작했다.

장병들은 차량을 수색하고 건물 입구를 봉쇄했으나 주변에 매설됐을지 모를 폭탄을 수색하지 않자 훈련을 지휘하던 대대장은 무전으로 모형폭탄을 폭파하도록 지시했다.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폭탄이 터지자 건물 옥상 등에 배치된 미군이 일제히 기관 총을 발사하는 등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이 진행됐다.

2사단 참모장 앤서니 이랄드 대령은 “적의 공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자체적인 군 활동을 펼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전투 외의 사고로 인한 희생이 많은 점을 고려해 안전사고 예방훈련도 강도 높게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훈련장에는 현지에서 데려 온 이라크인뿐만 아니라 이라크인 복장을 한 미군이 뒤섞여 있었고 미군은 이들 중 위험인물이 누구인지 색출하는 훈련도 하고 있었다.

이라크인 53명은 미군들에게 이라크인의 생활방식과 행동양식 등에 대해 설명해 주고 실제 훈련에도 참여했다.

미군은 이곳을 포함해 3개 훈련장에서 이라크 차출에 대비한 훈련을 하고 있다.

부르스 보거티 하사(29)는 “이라크에서는 어느 곳에서 적이 나타날지 알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들 것”이라며 “나와 가족 모두 걱정스럽긴 하지만 늘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잘 극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미 2사단 2여단 장병 3600여명은 다음달 초 공식 환송행사를 마친 뒤 곧바로 이라크로 떠날 예정이다.

포천=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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