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태사령탑]수도권-TK-PK 지역대결

한나라당의 원내총무 경선 구도는 지역별 세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수도권, 대구 경북(TK), 부산 경남(PK) 등 3지역에서 각각 3선급 이상의 다선 의원 2, 3명이 경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우선 각자의 지역 내에서 단일후보가 되기 위해 전략적 제휴와 세 결집에 나섰다.

PK에선 3선의 권철현(權哲賢) 김무성(金武星) 정의화(鄭義和) 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가장 먼저 캠프를 차린 정 의원은 PK 출신뿐 아니라 수도권 의원을 상대로 본격적인 세 몰이에 시동을 건 상태. 김무성 권철현 의원은 지난주 17대 국회 당선자 연찬회에서 동료 당선자에게 총무 경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처음 밝혔다.

김 의원은 서울과 경기지역 의원을 직접 접촉하면서 세 확산을 시도하고 있으며, 권 의원은 현재의 대표체제 유지를 선호하는 당내 소장파 의원들과 대표-원내총무 ‘투톱 체제’를 연결고리로 전략적 제휴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K에선 3선의 안택수(安澤秀) 임인배(林仁培) 의원이 지역 대표성을 강조하며 총무 경선 참여를 선언했다.

수도권에서 총무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의원은 5선의 김덕룡(金德龍), 3선의 김문수(金文洙) 이규택(李揆澤) 의원 등이다. 김덕룡 의원은 소장파 등 일부 젊은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소장파인 원희룡(元喜龍) 의원은 “소장파가 김덕룡 의원을 밀기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원내정당화에 따라 큰 비중을 갖게 될 17대 국회의 첫 총무로 김 의원만큼 적당한 인물이 또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김덕룡 의원이 열린우리당의 카운터파트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천정배(千正培) 의원 등과 비교해 젊은층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문수 의원은 지난주 당선자 연찬회 때 기자에게 “한번 지켜봅시다”라며 사실상 경선 참여 의사를 밝혔고, 이규택 의원은 “내 뜻과는 상관없이 주변에서 경선에 참여하라는 말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경선 구도는 당 내에서 논의가 진행 중인 지도체제의 향방에 따라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집단지도체제로 갈 경우 총무 경선 참여 의사를 밝힌 3선 이상 의원 중 상당수가 최고위원 경선 참여로 방향을 돌릴 가능성 높기 때문이다. 만일 당 대표-원내총무 투톱 체제로 가게 된다면 당 대표와 비등한 권한을 갖게 되는 총무 경선에 다선 중진이 대거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