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외신반응]“한국 對北화해-對美 독자행보 늘것”

  • 입력 2004년 4월 16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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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16일 선관위에서 열린 제17대 비례대표 당선증 교부식에서 당대표로 참석한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가운데)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미옥기자
유지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16일 선관위에서 열린 제17대 비례대표 당선증 교부식에서 당대표로 참석한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가운데)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미옥기자
주요 외신들은 15일 한국의 17대 총선 결과를 일제히 주요 기사로 보도했다. 특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보일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또 진보 색채를 띤 정부여당이 독립적인 대미(對美) 외교를 지향하겠지만, 북핵이나 이라크 파병 등과 관련한 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탄핵 반대 메시지=뉴욕 타임스는 총선 결과가 “탄핵 소추안을 기각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16일 보도했다. AP통신과 AFP통신은 “노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로 해석했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는 “개혁 성향의 노 대통령이 두 번째 기회를 얻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향후 현 정권의 개혁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요미우리신문은 “한나라당도 기반을 재정비한 만큼 정국이 정부여당의 주도로 안정될지는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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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탄핵에 대한 분노가 북핵, 이라크 파병, 실업 등 다른 현안을 압도했다”고 전했으며, 아랍 위성TV 알자지라 방송도 “탄핵 문제가 유일한 핵심 쟁점이었다”고 보도했다.

▽진보세력 진출=워싱턴 포스트는 “한국 유권자들은 40여년 만에 정치적 좌파로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개혁 지향 정당이 처음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함으로써 한국 정치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조지타운대 빅터 차 교수는 “이번 선거를 ‘좌파 바람’으로 보는 것은 정확치 않다”고 언급했다. 피터 벡 한국기업연구소(KEI) 연구원도 열린우리당을 ‘온건 진보’로 분류했다.

프랑스 르몽드와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여성 정치인의 급부상도 특징으로 꼽았다.

▽향후 변화=케네스 퀴노네스 전 미 국무부 북한분석관은 “선거 결과가 한미관계나 북핵문제 해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국 정부가 이라크 추가 파병을 취소하는 일을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노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에서 5개월 전에 급조된 정당으로 승리를 거두는 ‘마키아벨리적’ 정치적 수완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노(盧)의 선거승리’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국민이 필요한 것은 정치 운동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정책”이라며 “열린우리당은 부패척결과 정치개혁 등 정책 추진에 진지하게 임해야만 비로소 압승을 거둘 자격이 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든 플레이크 미 맨스필드재단 소장은 “미국에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더 갖게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으며,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와 독일 언론들도 “대북 화해와 대미 독립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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