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교민-주재원 비상]외교부 “피신겸한 휴가일뿐”

  • 입력 2003년 11월 24일 18시 55분


외교통상부는 KOTRA 등의 주재원 일부가 요르단의 암만 등으로 피신한 것과 관련해 “정부의 지시가 아닌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라마단 직후 4일간의 휴가기간을 보내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이라크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은 대사관 직원 4명과 KOTRA, 현대, 대우의 주재원 등 모두 18명. 이들 중 일부는 최근 한국대사관이 임시 입주해 있던 팔레스타인호텔이 피격되는 등 사태가 악화되자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는 바람에 현재 이라크에 남아 있는 한국인의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라크 현지 상황이 심각한 위협을 느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종합적인 판단이어서 아직 현지 주재원이나 교민에 대한 철수 지시를 내리지는 않았다”며 “대사관 철수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한 고위 당국자는 이날 “KOTRA가 현지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말해 정부 내에서도 이라크 현지상황에 대한 인식차가 있음을 시사했다. 주재원들의 철수에 외교부가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정부는 급박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현지와의 연락망 구축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바그다드의 통신사정이 좋지 않은 탓에 외교부와 손세주(孫世周) 이라크 대리대사간의 전화통화는 그런대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현지 공관이 자세한 상황을 전하려면 대사관에서 3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가서 전보를 쳐야 한다는 것. 이 때문에 외교부는 상세한 현지상황을 그때그때 곧바로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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