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공방 격화 ‘昌독주’ 가속

  • 입력 2002년 4월 24일 23시 45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영남권에서도 압승을 거두었다. 영남권에서는 처음으로 24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경선에서 이회창 후보는 83.7%를 득표했다. 이 득표율은 그동안 다섯 차례의 지역 경선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회창 독주’ 현상의 가속화는 최근 정국 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사생결단으로 치닫는 여야 공방이 당내 최고 유력 주자인 이 후보로의 표 쏠림을 가중시켰다. 상대적으로 최병렬(崔秉烈) 후보의 ‘영남후보론’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대회 직후 이 후보는 높은 지지율에 대해 “당원들이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명제에 뜻을 모았기 때문이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다른 후보들은 이 후보 측 조직선거의 횡포라고 비난했다.

최 후보는 “위원장 줄 세우기의 극치였다. 이 후보측이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지구당 위원장을 줄 세우면서 ‘살생부’를 만들었다”고 주장했고, 이부영(李富榮) 후보는 “100m 경주를 하는데 심판과 관중 모두가 80m 앞에서 뛰는 사람 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회창 후보 측 신경식(辛卿植) 선대본부장은 “살생부를 만든 적도 없고 만들 생각도 없다”고 반박했다.합동유세에서 이회창 후보는 “호남에 뿌리를 둔 김대중(金大中) 정권의 계승자가 어떻게 영남후보가 될 수 있나”라며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겨냥했고, 최 후보는 “‘노풍(노무현 바람)’에 잠식된 영남 민심을 장악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라고 말했다.

대구〓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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