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대화…北의 선택은

  • 입력 2002년 2월 9일 16시 40분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직후인 1일 전방 1200부대에서 “사생결단으로 싸워 결판을 보고야 말겠다”고 강경발언을 한 뒤에는 계속 침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 관영매체들이 간간이 강경한 어조로 미국을 비난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점으로 미뤄 북한의 구체적인 대응방안은 일단 20일 한미정상회담 후에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향후 움직임에 대해 △중국 등 동맹관계를 활용한 균형전략(balancing)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편승전략(bandwagoning) △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이용한 돌파구 마련(breakthrough) △미국 입장에 호응해 가는 버티기전략(muddling through) 등 네가지 패턴을 적절히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지, 태도변화를 보일지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통일연구원 허문영(許文寧) 연구위원은 “김정일 위원장은 올해엔 버티기 전략으로 시간을 끈 뒤 경수로완공 시점인 2003년에 가서야 공사 차질에 따른 보상문제를 들고 나와 미국과 협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연구회 이항구(李恒九) 회장도 “북한은 한미정상회담을 지켜본 뒤 미국이 틈새를 보일 경우에만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동국대 고유환(高有煥·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대(對)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켜보면서 위기감을 갖게된 만큼, 결국 가까운 시일 내에 남북대화나 북-미대화에 호응할 것으로 보인다”며 ‘편승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