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경제시찰단 누가 올까]김용순 포함되면 새 전기

  • 입력 2000년 9월 4일 19시 14분


9월중에 서울에 올 예정인 북한 경제시찰단(15명 내외)은 어떤 인물들로 구성돼 있으며 남한에 와서는 무엇을 보고 배울까. 전문가들은 경제시찰단의 방문 자체가 남한 경제의 우위를 인정하고 이를 배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인만큼 그들에겐 폭넓은 경험과 학습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한에서 배운다〓북측의 남한 경제에 대한 태도 변화를 선도한 것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 그는 지난해 10월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 명예회장과의 오찬에서 “남쪽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올림픽을 유치했기 때문”이라고 남한의 경제발전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김위원장은 최근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을 거론하며 “초기 새마을 운동을 한 덕택에 경제발전의 기초가 됐던 것은 훌륭한 점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로 미루어 이른바 남한의 ‘압축 성장’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70년대 한국경제를 ‘권위주의적 개발독재’의 한 유형으로 본다면 북측은 이를 통해 자신들에게 맞는 경제개발의 모델을 찾으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찰단으로 누가 오나〓정부관계자는 4일 “‘북한의 김용순(金容淳)노동당 대남담당 비서가 9월중에 서울에 온다’는 설이 신빙성 있게 나돌 때 ‘과연 무슨 안건으로 내려올 것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경제시찰단 파견 결정 소식을 듣고 그 궁금증이 풀렸다”고 말했다. 김용순비서가 경제시찰단을 이끌고 올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였다.

김비서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가 그동안 남북경협에 깊숙이 관여해왔다는 점도 이런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정일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 당시 “(내가) 서울에 가기 전 한두 번 (북쪽의) 고위급 관리가 서울에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관리가 김용순비서가 될 것이라는 게 지금까지의 보편적인 관측이다.

시찰단에는 최근 북측이 컴퓨터산업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전자공학과 관련이 있는 조선컴퓨터센터나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각 대학 컴퓨터―전자공학 관련학과 관계자들도 다수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최근 북한의 주요 대외경제 동향 및 경제연수▼

1997년: 북한 경제관료 15명, 사상 처음으로 유엔개발계획 (NDP)의 지원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경제연수

1998년 2월: 나진기업학교 교원 14명, 싱가포르 국립대에서 자본주의경제 학습

1998년 7월:경제전문가 27명, 헝가리 부다페스트 ‘중부 유럽대학’에서 국제금융 동향 학습

1999년 9월: 북한 관료 10여명, 중국 베이징대학에서 자본주의교육프로그램 학습

1999년 12월:조명철 북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연구관, 세계은행 초청으로 미국 방문

2000년 5월: 김정일국방위원장, 중국 베이징 컴퓨터회사 방문

2000년 9월:아시아개발은행(ADB) 가입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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