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91, 94, 99년 회담 우여곡절끝 결실

  • 입력 2000년 6월 11일 19시 38분


북한이 남북회담이나 외국과의 협상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물론 정상회담의 연기는 전례가 없는 것이지만 과거 남북회담이 남북관계의 특수성으로 인해 북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연기된 사례가 드물게 있었다.

북측은 91년 8월27일 열릴 예정이던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을 ‘남측지역에서의 콜레라 발생’을 이유로 10월로 연기할 것을 통보해 왔다. 실제로는 구 소련의 붕괴에 부담을 느낀 북한지도부가 전략적으로 연기했다는 것이 당시 분석.

결국 고위급회담은 한 차례 연기를 거쳐 재개된 뒤 남북기본합의서를 만들어 냈다.

지난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남북차관급 회담도 당초 6월21일로 예정됐었지만 북측이 “지원키로 한 비료가 다 도착하지 않았다”며 22일로 연기시켰다.

북측이 당시 회담을 위해 베이징에 나와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 연기와는 다르지만 특수한 남북관계에서 회담연기 사례가 전혀 없지는 않다는 것이 정부측의 설명.

북한은 94년 제네바에서 열린 북-미 고위급회담에서도 몇 차례나 회담을 중지하고 회담장을 박차고 나간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북한의 핵동결 대가로 경수로 2기를 건설해주는 기본합의서를 체결했었다.

정부는 북측의 연기 요청을 돌발적 상황으로 보고 회담 전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과거에도 북측과의 회담은 언제나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결실은 있었으며,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는 게 정부의 생각이고 기대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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