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접촉 표정]합의서 교환순간 兩수석 표정 엄숙

  • 입력 2000년 5월 18일 19시 29분


오랜 산고(産苦) 끝에 실무절차 합의서 서명이 이뤄진 18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온 탓인지 긴장감과 흥분에 휩싸인 분위기였다.

○…남측 양영식(梁榮植)수석대표와 북측 김영성대표단장은 오후 1시14분 수행원들과 취재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합의서에 서명하고 이를 교환. 두사람은 그 순간 입을 굳게 다문 채 엄숙한 표정을 지었고 회담장에는 일순 정적이 흘렀다.

합의서 겉표지는 남측은 짙은 파란색이었으며 북측은 빨간색. 합의서를 교환한 뒤 취재진의 사진촬영 요청이 쏟아지자 김단장은 “좋은 합의를 이뤘는데 많이 찍을수록 좋지”라며 흔쾌히 응했고 양측 대표들은 회담 테이블과 회담장 북쪽 단상, 평화의 집 현관 등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세 차례나 기념촬영. 특히 양영식수석대표와 북측의 권민대표는 힘차게 포옹.

양측 대표들은 합의서 교환을 마친 뒤 작별이 아쉬운 듯 여러차례 악수와 포옹을 나눴으며 김영성단장은 남측 대표에게 “평양에서 다시 만나자”고 작별인사를 했고 남측 기자들에게도 “그동안 수고가 많았다”고 인사. 양측 수행기자들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평양에서 다시 만나자” “서울에서도 웃으면서 악수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는 등 덕담을 교환.

○…‘5·18’ 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이기도 한 이날 김영성단장은 이를 화제로 꺼내 눈길. 김단장은 회담에 들어가기 전 환담에서 “20년전 ‘5·18’에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5·18’은 우리 민족에게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주는 그런 추억이 남는 날로 만들자”고 언급.

김단장은 특히 지난 접촉 때와는 달리 취재진의 질문에 비교적 상세히 답변. 남측 기자들이 김단장의 한자이름이 ‘신령령(靈)에 이룰성(成)이 맞냐’고 확인을 요구하면서 수첩에 적힌 한자를 보여주자 “거의 비슷합네다”라고 답변.

○…양측은 준비접촉 1시간 후인 오전 11시5분경 정회에 들어갔으며 18분부터는 양측 수석대표간 접촉을 시작. 이와 병행해 일반 대표 2명은 별도의 장소에서 합의서 문안정리 작업에 들어갔으며 이 작업은 12시가 넘도록 계속.

12시 25분경 북측 최성익대표가 “합의서 문안을 타이핑하러 간다”며 수행원 1명과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통일각으로 향했고 초조와 긴장감 속에서 접촉을 지켜보던 남측 취재진은 “오늘 역사의 한 페이지가 다시 쓰여지게 됐다”고 촌평.

<판문점〓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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