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초점]서울 송파을/야유-인신공격 난무

  • 입력 2000년 4월 9일 20시 21분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거여동 영풍초등학교에서 열린 송파을 합동연설회에서는 이 지역에서 9년간 구청장을 지낸 민주당 김성순(金聖順)후보가 임기 중간에 출마한 사실을 두고 가시 돋친 설전이 이어졌다.

먼저 칼을 뽑은 쪽은 김성순후보. 그는 한나라당 최한수(崔漢秀)후보를 겨냥해 “지난번 보궐선거 때 낙선하자 지구당위원장까지 내팽개치고 대학에 복귀하더니 다시 나섰다”며 “이번에 떨어지면 교수의 소명에 충실하고 다시 나서지 말라”고 충고.

그 직후 연단에 올라선 최후보는 “여기가 구청장 선거연설회장인 줄 알았다”며 연설내용의 절반 이상을 김후보에 대한 비난으로 일관. 그는 특히 “김후보가 구청장 임기를 절반도 채우지 않는 바람에 새 구청장선거를 위해 세금이 15억원 이상 낭비되고 50만 유권자가 일손을 멈춰야 하는 국가적 손실이 걱정스럽다”고 가시 돋친 발언.

그는 연설 도중 “뻔뻔스럽고 가소롭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연단아래 김후보에게 손가락질까지 하며 “반성하세요” 등의 자극적 표현도 아끼지 않았다. 두 후보의 공방에 각 후보 진영의 청중들도 흥분하기 시작했고 상대방의 연설도중 야유를 보내는가 하면 등을 돌리고 퇴장하기도 했다.

그 뒤 자민련의 조중형(趙重衡), 민국당 백만인(白滿寅), 무소속 김관석(金琯錫)후보 등이 이 논란에 가세했고 청년진보당의 안규정(安珪貞)후보만이 인신공격을 삼갔다. 마침 이날 유세장에는 ‘총선후보들의 선거공약과 이에 대한 평가’라는 사회과목 숙제를 위해 녹음기까지 들고 나온 잠실여고생 10여명은 이런 모습에 눈살에 찌푸렸다. 잠실여고 1학년 김미나양(16)은 “건설적인 정책공약을 기대했는데 이름을 거명하고 손가락질까지 하는 모습에 실망했다”며 “반장선거에서도 상대방 비난은 금기”라고 꼬집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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