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추진위원 1차 발표]일부 인사는 '총선 예비후보'

  • 입력 1999년 10월 10일 19시 39분


여권의 신당창당추진위가 10일 추진위원 25명을 1차로 발표한 것은 최근 여러가지 정치현안 때문에 뒷전으로 물러나는 듯한 ‘신당창당’에 대한 관심을 되돌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합당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신당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데다 신당창당준비위 발족도 내달 25일로 늦춰져 신당추진위로서는 국민들의 시선을 붙잡을 만한 ‘이벤트’가 필요했다고 볼 수 있다.

신당추진위가 이날 신당발기인 선정 때 빠진 금융과 노동계 등 일부 분야의 대표성을 보완하면서 지명도가 높고 내년 총선 출마가 가능한 인사들을 일부 영입한 것도 바로 이같은 배경 때문인 것 같다.

이들은 앞으로 신당창당준비위 발족 때까지 기존의 신당추진위원들과 함께 신당의 정강정책 마련 등 실무작업에 참여하게 된다. 또 자신이 몸담았던 분야의 인사들을 추진위원으로 추가영입하는 역할을 맡게 되리라는 게 신당추진위측의 설명이다.

특히 이들 중 일부가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및 전국구 출마를 염두에 두고 영입한 ‘총선 예비후보’라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신당추진위는 발기인 선정 때 영호남 균등배분 원칙을 적용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영남 9명과 호남 1명으로 ‘지역안배’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는 전국정당화를 위한 여권의 영남권 공들이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현역의원이 거의 전부인 호남지역에서의 마찰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당추진위의 정균환(鄭均桓)조직분과위원장은 “신당 발기인 명단은 신당의 이미지를 많이 고려했으나 이번에는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경우 경쟁력있는 사람을 포함시켰다”며 “앞으로도 추진위원을 추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 영입한 추진위원 중 일부는 과거 정권이나 현 정권에서 자신의 ‘입신(立身)’을 위해 권력 핵심부에 줄대기를 했던 고위공무원 출신의 인사도 일부 포함돼 있어 당안팎으로부터 “신당추진위가 인선기준으로 제시한 참신성과 도덕성을 무색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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