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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2일 0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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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이 귀국기자회견과 청와대 4자 만찬회동에서 전례없이 ‘마녀사냥’이라는 용어를 동원하면서 “‘떼밀리기식’ 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점을 볼 때 그렇다.
김대통령은 무엇보다 야당과 언론이 김장관을 타깃 삼아 의도적으로 집중공격하고 있다는 불만을 갖고 있 다고 측근들은 전한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이번 사건의 진상파악과 김장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구분해야 한다는 게 김대통령의 뜻”이라고 전했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판단에는 검찰수사가 김장관 부인에 대해 ‘무혐의’로 가닥을 잡은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여권 일각에서 제기했던 권력누수에 대한 우려, 김장관 기용을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강조한 김대통령의 자존심 등도 그 배경에 깔려 있는 것 같다. 여권 내 신 구주류간 권력암투설을 아예 싹부터 잘라버리겠다는 생각도 강한 것 같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김장관 유임으로 최종결론을 내릴 경우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될 수밖에 없다. 설령 법적 하자는 없는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김장관 부인의 행태는 이미 현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혔기 때문이다. 야당의 김장관 해임건의안 제출 등 정치공세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김대통령이 적절한 시기에 ‘김장관 자진사퇴’ 쪽으로 매듭을 지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