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총재는 1일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로부터 내각제 헌법요강과 개헌 추진일정을 보고받으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께 빠른 시일내에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얼마전 김대통령께 ‘총리와 내각제에 대해 얘기해보셨느냐’고 물었더니 아무 말씀을 않더라”는 말도 덧붙였다.
박총재는 이어 2일 총재단회의에서도 “대통령께 25일까지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말해달라”는 참석자들의 건의를 수용했다. 한 참석자는 “총재가 대통령과 총리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맡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총재는 3일 언론에 이 사실이 공개되자 발을 뺐다. 비서실의한관계자는“김대통령과 김총리가 내각제 논의를 하려는 마당에 총재가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며 “김총리에게 당의논의결과를설명한것으로 총재는 할일을다한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측근도 “당초 박총재가 은밀히 김대통령께 당의 입장을 전하기로 했었는데누군가이를공개해 모든 부담을총재에게씌웠다”면서“내각제 합의당사자도 아닌 박총재가 왜 그런 짐을 안아야 하느냐”고 불평했다.
아무튼 현시점에서 박총재가 자민련내 내각제 강경론자들의 뜻대로 논의결과를 김대통령에게 전달할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