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제 논란]박태준총재 『내가 무슨 말을…』

  • 입력 1999년 2월 3일 19시 05분


청와대와 자민련 사이의 내각제 공방에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던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당의 내각제 논의시한(25일)설정 이후 어떤 태도를 취할지 관심거리다.

박총재는 1일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로부터 내각제 헌법요강과 개헌 추진일정을 보고받으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께 빠른 시일내에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얼마전 김대통령께 ‘총리와 내각제에 대해 얘기해보셨느냐’고 물었더니 아무 말씀을 않더라”는 말도 덧붙였다.

박총재는 이어 2일 총재단회의에서도 “대통령께 25일까지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말해달라”는 참석자들의 건의를 수용했다. 한 참석자는 “총재가 대통령과 총리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맡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총재는 3일 언론에 이 사실이 공개되자 발을 뺐다. 비서실의한관계자는“김대통령과 김총리가 내각제 논의를 하려는 마당에 총재가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며 “김총리에게 당의논의결과를설명한것으로 총재는 할일을다한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측근도 “당초 박총재가 은밀히 김대통령께 당의 입장을 전하기로 했었는데누군가이를공개해 모든 부담을총재에게씌웠다”면서“내각제 합의당사자도 아닌 박총재가 왜 그런 짐을 안아야 하느냐”고 불평했다.

아무튼 현시점에서 박총재가 자민련내 내각제 강경론자들의 뜻대로 논의결과를 김대통령에게 전달할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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