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모인 與野]「정치」뺀 국회…모처럼 차분한 진행

  • 입력 1998년 3월 16일 19시 38분


김종필(金鍾泌)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문제로 지난 6일 한나라당이 단독 소집한 지 열흘 동안 공전했던 제190회 임시국회는 16일 처음으로 본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여야간 삿대질이나 욕설 야유 고함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날 본회의는 민방위훈련 때문에 당초 예정시간보다 50분 늦은 오후2시50분경 개회했다.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이 개회를 선포한 뒤 먼저 의사국장이 한나라당 의원 1백60명이 제안한 ‘북풍사건수사 등 김대중(金大中)정부의 정치보복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의 건’ 안건을 소관상임위에 넘겼다고 보고하면서 본회의는 시작됐다.

이어 국회 본회의장 오른편에 자리잡은 새 정부의 국무위원들이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 강인덕(康仁德)통일부장관 순으로 차례로 단상에 나와 의원들에게 인사했다.

이재경부장관은 “나라경제가 어려운 이때 중압감을 느낀다”면서 “경제위기를 수습하고 활력을 회복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임 국무위원 인사에 이어 한나라당 강성재(姜聲才)의원의 5분발언과 김찬진(金贊鎭)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이 간단하게 끝난 뒤 김의장은 △임시국회 회기에 관한 건 △국회법개정안 △예산결산특위 구성의 건 등 3건의 안건을 상정했다.

의원들은 세 안건 모두 “이의가 없느냐”는 김의장의 질문에 “이의가 없다”고 답변,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김의장은 오후3시35분경 “추경안 심사와 상임위 활동을 위해 17일부터 24일까지 8일간 휴회한다”고 밝힌 뒤 산회를 선포했다.

○…이날 본회의에 앞서 국민회의와 자민련 소속 의원들은 오후 1시반 예결위 회의장에서 양당 합동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13일 여야 총무회담에서 추경안을 우선처리키로 합의한 탓인지 특별한 논란없이 30여분만에 끝났다.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는 인사말에서 “외환위기가 어느 정도 안정된 느낌이지만 경제위기는 지금부터”라며 “앞으로 산적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총재는 특히 “우리를 반대하는 세력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국민회의와 자민련 양당간에 조금이라도 금이 생기도록 노리고 있다”며 “그렇지만 양당은 지금까지처럼 공조체제를 굳건히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해 박수를 받았다.

○…양당 의총에서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은 추경예산안이 한달이 넘도록 심의조차 못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한 후 “조속한 추경예산의 통과여부는 대외신인도 상승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라며 “추경예산안이 원안대로 조속히 통과되도록 협조해 달라”고 부탁했다.

자민련 구천서(具天書)원내총무는 13일 총무회담에서의 합의내용에 대해 보고하면서 “자민련 내에서 반발이 있었던 사실을 국민회의 의원들도 알고 있어야 한다”며 신상발언을 하기도 했다.

구총무는 “당시 총무회담에서 국무총리가 본회의에서 신임인사를 하는 문제와 한나라당이 헌법재판소에 낸 국무총리서리 직무정지가처분신청을 취하하는 문제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자민련 내의 선배 동료의원들로부터 질책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한동(李漢東)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3당 총무회담 과정에 대해 해명을 하면서 “재투표는 어불성설이고 경색정국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JP의 용퇴 뿐”이라고 말하자 의원석에서는 “그러면 4월로 넘기기는 왜 넘기나”하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또 이상득(李相得)총무가 인사청문회를 북풍수사 경제청문회와 묶어 6월 이후로 연기한 것에 대해서 당의 입장을 설명하는 도중에도 한 충청권 의원은 “이제, (인사청문회는) 물건너 간 얘기 아니냐”고 볼멘 소리.

이후 이같은 당 일각에서의 여론 때문인지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일부의원들은 당지도부의 경선과 총무단 인책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최영훈·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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