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재보자』 이회창후보 차남 수연씨,10일 귀국

  • 입력 1997년 12월 9일 20시 25분


「병역공방」의 주인공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의 차남 수연(秀淵·31)씨가 급기야 10일 귀국한다. 여러사람 앞에서 자신의 키를 재기 위해서다. 이는 「미국에 유학가기 전 수연씨가 키를 조작해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정치쟁점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국민회의와 국민신당은 『군(軍)신체검사서 등 각종서류에 기록된 수연씨의 키가 1백60, 1백64, 1백65㎝로 서로 다르다』면서 『이후보는 수연씨를 하루빨리 귀국시켜 의혹을 해소하라』고 촉구해왔다. 이에 대한 한나라당의 반박은 『수연씨는 키 1백65㎝, 몸무게 45㎏으로 규정에 따라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것이었다. 특히 이회창후보는 TV토론회 등에서 『지금 (수연이가) 학기말시험중인데 어떻게 귀국시키느냐』며 귀국 요구를 일축해 왔다. 한나라당은 그대신 최병렬(崔秉烈)선대위원장이 8일 수연씨의 키가 1백65㎝라는 미국 하버드대의대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공증서를 공개했다. 그러나 하루만인 9일 맹형규(孟亨奎)선대위대변인은 『수연씨가 귀국해 공개적으로 키를 잴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갑자기 기존입장을 바꾼 이유는 불분명하다. 당에서는 수연씨 본인이 『더이상 부모님께 누를 끼치고 싶지 않고 이번 기회에 국민들의 의혹도 명백히 해명하고 싶다』며 귀국을 고집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11일부터 실시되는 부재자투표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이후보에 대한 일선 장병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부재자투표일을 앞두고 당차원에서 은밀히 「수연씨 귀국작전」을 추진해왔다는 설명이다. 또 이 작전이 성공하면 TV토론회에서 『수연씨의 병역의혹이 해소되면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를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했다는 것. 실제로 한나라당 P선대위원장은 국민신당이 수연씨의 하버드대의대 공증서를 못 믿겠다고 반박하자 『말려드는 줄도 모르고 저런다』고 말해 이런 추측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수연씨의 키재기로 병역의혹이 완전히 해소될지는 의문이다. 당장에 국민신당은 『이인제후보는 TV토론에서 「이회창후보 둘째 아들의 키 의혹을 포함, 모든 병역의혹이 해소되면 차라리 내가 깨끗하게 사퇴하겠다」고 밝혔었다』며 『수연씨의 키뿐만 아니라 기록조작과 고의체중감량 여부 등이 모두 해소돼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국민회의측도 『키만 잴 것이 아니라 체중, 1∼3차 신검기록, H기업 입사지원서, 서울대병원 병적기록 등도 함께 공개하라』며 국민신당을 거들었다. 〈송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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