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연대 합당 무차별 영입으로 여당 야당의 정체성이 없어지고 각 정당의 색깔과 노선이 뒤엉킨 상태에서 치러지는 이번 대선 결과는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결과를 점치기가 쉽지 않다. 투표율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이라는 시각이 대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투표율이 75%에 못미치면 표의 응집력이 강한 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본다. 또 80%에 육박하면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후보가 유리할 것으로 점친다.
국민회의측 분석도 비슷하다. 또 투표를 기피하는 젊은 유권자층에서 지지도가 강한 이인제(李仁濟)국민신당후보 진영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고 분석한다.
각 후보 진영에서는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경제파탄과 지역정서를 꼽는다. 국가부도사태로 국민적 허탈감과 정치 혐오증이 확산되는 상황과 주요 대선후보 중 영남출신후보가 없다는 점도 투표를 외면하는 이유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율과 함께 날씨도 당락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지적된다. 선거당일 기온이 뚝 떨어지면 보수 성향의 노년층 투표율이 떨어지고 날씨가 맑으면 젊은 유권자들이 나들이를 떠나 야당에 불리하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실제로 선거 전날 전국에 비나 눈이 내린 87년 대선에서 61세 이상 노년층의 투표율은 87.2%로 전체 투표율 89.2%에 못 미쳤다. 또 선거일 날씨가 화창했던 92년 대선에서는 30세 이하의 젊은층 투표율이 72.7%로 전체 투표율 81.9%에 크게 못미쳤다.
〈김재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