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이 「대선기획단」 구성문제 때문에 고심이 크다.
신한국당은 7일 단행된 당직개편에 이어 대선기획단을 발족, 당을 대선대비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그러나 작업진척이 여의치 않다. 아직 두가지 안(案)을 놓고 저울질을 계속중이다. 李會昌(이회창)대표 중심의 일사불란한 당체제 구축이 지연되는 등 당내 사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대선기획단은 오는 10월초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가 정식 출범하기 전까지 대선 기본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대선자금 조달 △각급 당조직 정비 △후보자 홍보 및 유세활동계획 수립 △정책공약 개발 등 핵심 역할을 할 기구다. 따라서 대선기획단장도 사무총장이 겸임하게 된다.
당초 경선 전에 마련한 제1안은 선거대책위로 바로 대체될 정도의 대규모 기획단을 구성, 당내 인사들을 전면배치해 당력을 총집중한다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인 조직구성 내용을 봐도 대선기획단 산하에 기획 총무 재정 조직 홍보 유세 언론홍보 직능 청년 정책 여성 연수본부 등 12개 본부가 구성되고 각 본부에는 1∼5개씩의 반(班)을 편성한다는 것이었다. 또 각 본부장에는 현역의원들을 계파별로 안배해 내정해 놓았다.
그리고 기존의 고문단과 별도로 권역별로 당을 대표할 수 있는 영향력있는 인사들을 포진시킨 자문위원회와 수도권대책위 직능대책위 여성대책위 기획위원회를 두는 등 가히 매머드급 조직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대규모의 대선기획단이 최근 확대개편된 이대표의 특별보좌역단(團)과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당 사무처가 당초 원안보다 규모를 대폭 축소한 제2안을 새로 마련하게 된 것이다.
당 관계자들은 『대규모 기획단을 발족시키면 조기에 선거분위기를 과열시킨다는 비난이 쏟아질 것 같아 2안을 준비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2안이 나오게 된 또 하나의 배경은 이대표 중심으로 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인 것 같다. 현재로서는 당내의 여러 계파 소속 인사들이 대선기획단에 적극 동참할는지부터가 확실치 않기 때문에 되도록 「빈 자리」를 남겨두자는 의도로 보인다는 뜻이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