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고문 시민토론회]『현철씨 연관설 있을수 없다』

  • 입력 1997년 5월 12일 20시 17분


12일 「정치인과 시민 대토론회」에 참석한 신한국당 李洪九(이홍구)고문은 토론회가 시작되자마자 金賢哲(김현철)씨와의 관계, 노동법 「날치기 처리」에 대한 추궁이 쏟아지자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고문은 그러나 『부드러운 것이 강하다』는 지론을 앞세워 토론자들의 송곳질문에 조용한 목소리로 차근차근 자신의 입장을 변호했다. ○…첫질문자인 金榮作(김영작)국민대교수는 『지난 94년 이고문이 국무총리가 되기 하루전에 현철씨가 측근에게 인선내용을 말했다고 한다. 이고문이 사전에 총리임명을 부탁했거나 상의하지 않았느냐』고 선제공격. 그러자 이고문은 『당시 성수대교 붕괴사고로 李榮德(이영덕)총리가 사의를 표명하고 내가 총리가 된다는 말이 널리 퍼져 있었다』면서 『현철씨와 상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김교수가 『신한국당 金德龍(김덕룡)의원은 「여당 대선주자 가운데도 현철씨를 이용한 사람이 있다」고 했다. 이고문을 지칭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자 이고문은 『그 후에 김의원을 만났는데 「그런 말 한 일이 없다」고 말하더라』고 응수. ○…李弼商(이필상)고려대교수는 이고문의 「아킬레스 건」인 노동법 날치기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져 이고문을 당황케 했다. 이교수가 『노동법 날치기처리를 강행한 이고문에게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정치하수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극렬히 비난하자 이고문은 『당시 야당과의 물리적 충돌을 피하다보니 새벽에 변칙적으로 처리하게 됐다.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잘못을 시인. ○…盧慶秀(노경수)서울대교수가 『병역을 마치지 않은 이고문이 대통령이 된다면 군이 따르겠는가』고 질문하자 『68년 미국유학에서 돌아온 뒤 2년간 육사에서 정치학개론을 강의한 적도 있다. 전혀 그런 걱정은 없다』고 강조. 이고문은 권력분산론을 주장하면서 『역대 대통령들은 국무총리에게 내각을 맡겨야 하는 헌법상의 권력분산 정신을 지키지 않았다. 金泳三(김영삼)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말하기도. 그는 朴元淳(박원순)변호사가 『지난해 발간된 이홍구문집에는 70년대 이고문이 유신을 지지하는 취지로 쓴 글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그런 글을 쓴 기억이 없다』고 답변하며 아연 긴장했으나 박변호사는 그 글을 소개하지는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고문의 대표시절 당 3역이던 姜三載(강삼재) 李相得(이상득) 徐淸源(서청원)의원과 李完九(이완구)전비서실장 등이 토론회장에 함께 들어와 눈길. 강전총장과 서총무는 『과거 대표로 모셨던 인연 때문에 왔다』고 설명했으나 이고문측은 『두분이 민주계의 중심인물인데다 崔炯佑(최형우)의원 계열인 李在五(이재오)의원도 참석한 것은 적잖은 의미가 있다』며 이고문과 민주계의 「친분」을 애써 부각. 그러나 이고문은 민주계와의 연대여부를 묻는 질문에 『민주계를 포함한 특정 계보 중심으로 나의 정치적 장래를 생각해본 적 없다』고 밝혔다. 〈박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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