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청기자] 17일 오후 열린 제183회 임시국회 개회식은 최근 노동법사태와 한보사건 등으로 인한 정치권에 대한 민심이반을 의식한 듯 시종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金守漢(김수한)국회의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비장한 어조로 지난연말 노동관계법 안기부법 등의 날치기 처리에 대해 「용서를 구해마지 않습니다」 「자책감에 고뇌하지 않을 수 없어」 「머리숙여 사과를 드립니다」 「석고대죄(席藁待罪)」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사과.
○…교섭단체 대표의원 발언에서 국민회의 朴相千(박상천)총무는 『노동법 등을 새벽에 날치기처리한 유일한 이유는 청와대에서 「빨리 처리하라」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하면서 원천무효화를 거듭 촉구.
박총무는 한보사건과 관련, 『한보라는 범죄기업에 거액대출을 해준 근원적 비리의 장본인을 찾는 것이 수사의 핵심인데 검찰의 수사결론대로라면 한보사건은 국회의원들이 일으킨 것이 된다』며 『검찰은 축소수사를 한 게 아니라 아예 수사를 안한 것이라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지적.
○…자민련 李廷武(이정무)총무는 노동법 등의 처리와 관련, 『날치기를 강행한 것은 권력이 국민을 우습게 알고 있다는 증거』라며 『임기말에 밀리면 끝장이라는 식의 발상이 지속되는 한 멍드는 것은 우리 경제이고 기업이며 근로자들』이라고 질타. 이총무는 한보사태에 대해서는 『이번 국정조사위원회에서 국민적 의혹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현정권 퇴임후 15대 국회에서 우리 손으로 다시 한 번 「한보청문회」를 개최할 수밖에 없는 불행한 역사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
○…마지막으로 등단한 신한국당 徐淸源(서청원)원내총무 역시 『먼저 우리 모두가 겸허해져야 한다』고 말했으나 야당의원들은 『날치기는 누가 했는데』라고 야유.
서총무는 그러나 『어느 일방에게만 무한책임을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정략적 태도부터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노동법파문이 확산된데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하나 논의 자체를 원천봉쇄했던 야당의 태도도 결코 잘한 일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야당을 겨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