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사의표명 배경]당정개편 앞둔「길터주기」의지

  • 입력 1997년 2월 13일 20시 34분


[윤정국 기자] 李壽成(이수성)국무총리가 노동법파동 및 한보사태와 관련, 13일 金泳三(김영삼)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으나 즉각 반려됐다. 이총리는 김대통령과의 주례회동에서 『내각을 책임지고 있는 총리로서 현재의 사태에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자리를 거두어 달라』고 사의를 나타냈다고 총리실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총리의 사의표명은 언제든지 국정을 책임지고 물러날 용의가 돼 있는 평소의 마음가짐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며 이는 당정개편을 앞두고 김대통령을 편하게 해주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총리실 관계자들은 내주초에 임시국회가 소집되기 때문에 김대통령이 이총리의 사의를 당장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보사태 노동법문제 黃長燁(황장엽)비서 망명 등 난마처럼 얽힌 국정현안들이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야 당정개편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총리의 진퇴는 그때 가서야 내각개편과 함께 결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총리는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한보사태에 대해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말하면서 『모든 공직자는 국민에게 무제한의 책임을 져야 한다. 총리인 나부터 책임을 느끼며 나의 거취에 담담하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던 중 金佑錫(김우석)전내무부장관이 한보사건에 연루돼 검찰에 소환되자 사의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이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나면 신한국당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정작 본인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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