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고위관료 19명 경제-행정개혁 연수위해 방한

  • 입력 2005년 9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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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관리들이 6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자치인력개발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수원=안철민 기자
아프가니스탄 관리들이 6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자치인력개발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수원=안철민 기자
“한국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교류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집니까?”

“한국 정부는 공무원 자질 향상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나요?”

6일 오후 경기 수원시 행정자치부 산하 자치인력개발원 콘퍼런스룸. ‘인적자원 개발’을 주제로 한 이권상(李權相) 원장의 강연이 끝나자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희끗희끗한 백발의 노신사와 히잡(이슬람 여성이 머리를 가리기 위해 쓰는 천)을 쓴 중년 여성들은 거침없는 질문을 쏟아냈다.

이들은 복지부 차관, 여성부 차관 등 차관급 4명과 국장급 13명 등 아프가니스탄의 고위 관료 19명이다.

이날 오전 3시간에 걸친 강의, 토론에 지칠 법도 한데 질문과 대답을 받아 적는 이들의 손놀림은 멈추질 않았다.

이들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초청으로 2일 입국해 한국의 경제 발전, 국가 발전과 행정, 한국의 환경 복지행정과 개도국의 발전 방향 등을 주제로 연수를 받은 뒤 14일 출국할 계획이다. 이들은 8일부터 삼성전자 포항제철 현대자동차 등 산업체를 견학할 계획이다.

이들의 한국 연수는 2002년 11월 당시 아프가니스탄의 헤다야트 아민 아르살라 부통령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한국 전쟁의 폐허 속에서 이뤄 낸 한국의 경제 발전 및 행정 개혁의 노하우를 전수해 달라는 것.

23년간 지속된 내전과 전쟁으로 사회 기반시설이 붕괴된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을 위해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최근 공공 개혁 및 공공 서비스 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공공부문 제도 개혁 및 공무원 능력 배양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번 연수에 참가한 무사 모하메드 마루피(62)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아프가니스탄 관료들은 부정부패와 전통적 관습에 젖어 있다”며 “이를 타파하는 것이 재건 사업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전쟁을 딛고 일어선 원동력은 국민들의 강한 의지이며 이런 점에서 한국은 아프가니스탄의 중요한 국가 발전 모델이다”라고 덧붙였다.

말리아 사학(47) 여성부 차관은 “한국이 경제적으로만 풍요로운 나라인 줄 알고 왔는데 아름다운 자연환경까지 갖춘 것을 보니 신이 한국을 너무 사랑하는 것 같다”며 “돌아가면 한국에서 배운 노하우를 살려 조국의 재건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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